매일신문

'#입던속옷판매' '#스타킹' 용돈 벌려다 디지털 성범죄 노출된 10대들

용돈 벌기위해 쓰던 물건 SNS로 판매하는 청소년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난 2년간 10대가 가장 많아
유포·협박·성폭력 등 중범죄 당해도 신고 꺼려

29일 10대라고 주장하는 판매자들이 SNS상에서 본인이 사용한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김세연 기자
29일 10대라고 주장하는 판매자들이 SNS상에서 본인이 사용한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김세연 기자

'#고등학생' '#17살' '#디엠문의'

일부 청소년들이 SNS 등 온라인에서 돈벌이를 위해 왜곡된 성인식을 가진 남성들을 대상으로 개인용품을 판매하면서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칫하면 성폭력, 개인정보 유포·협박 등에 의한 성 착취 등 중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으나, 현행법상 제재할 방법이 없어 판매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

10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SNS 트위터, 인스타그램, 텀블러 등에 관련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1천건 이상의 게시물이 쏟아진다. 게시물에는 마치 10대임을 강조하는 듯 교복 착용 사진과 더불어 자신이 사용한 속옷을 판매한다는 글이 함께 올라 있다.

본인이 여고생이라고 주장하는 한 판매자는 "스타킹은 기본 3일 착용에 하루당 2만원 추가, 선입금 후 택배 혹은 직거래"와 같이 구체적인 가격과 거래 방식을 작성해 놓았다. 심지어 입던 속옷 외에도 노출 사진 등을 판매한다는 청소년도 있었고, 게시글 댓글에는 직거래가 가능한지 묻는 네티즌도 발견할 수 있었다.

여성계는 단순 판매 행위가 디지털 성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성 착취를 노린 가해자들이 온라인상에서 10대와 접촉해 개인정보를 빼내 협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물물 거래나 대화 등 접촉 단계에서는 협박이 없는 이상 처벌도 모호하다. 성적 의도가 명백해도 개인 간의 물물 거래 자체를 막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피해 사실을 숨기려는 10대 청소년 성범죄의 특성도 범죄를 부추긴다. 보호자나 주변 지인에게 물품 판매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렵고 본인도 처벌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디지털 성범죄를 당해도 신고하기를 꺼린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지난 2020년 4천973명에서 2021년 6천952명으로 약 1.4배 증가했다. 그중 10대 피해자는 2020년 24.3%, 2021년 21.3%를 차지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불법 촬영이 가장 많았으며 편집 합성, 유포, 유포 협박, 사이버 괴롭힘 등이 뒤를 이었다.

대구여성의전화 관계자는 "디지털 성범죄 문제로 상담 요청을 하는 10대들이 많지만, 보호자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기 꺼려 실제 피해자들은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가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 교육과 성 매수자 처벌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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