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규모의 두꺼비 산란지로 알려진 망월지를 둘러싼 수성구청과 인근 지주들의 갈등이 토지 매입을 통해 사실상 봉합될 전망이다. 환경부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 준비와 더불어 망월지 일대를 생태 공원화하는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성구청은 망월지 북측에 있는 농경지 11개 필지(약 9천㎡) 중 망월지 수리계 조합원들이 소유한 8개 필지(약 5천900㎡)를 우선 매입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지주들은 모두 땅을 파는 데 동의했고 구체적인 금액은 감정평가를 거쳐야 나온다. 2차 추경에 관련 예산을 반영해 이르면 8월 중 매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청은 나머지 3개 필지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모두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망월지는 해마다 2월 중순 전후면 많게는 1천500마리가 넘는 두꺼비가 욱수산에서 내려오는 '두꺼비 대이동'이 펼쳐져 명성을 얻었다. 망월지는 수문이 막혀 있기 때문에 수표면 및 수중온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두꺼비 산란의 최적지로 꼽힌다. 수변 저지대에 수초가 빽빽해 알을 수초에 감아 산란하는 두꺼비의 습성과도 부합한다.
그동안 구청이 이곳을 생태공원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사유재산권 침해를 우려한 지주들과의 갈등은 차츰 격화됐다. 망월지 수리계가 두꺼비 산란 직후인 지난 4월 수문을 개방해 올챙이 99% 이상이 폐사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에는 수성구청이 망월지 일부를 점유·사용하고 수문 조작을 통제한다며 부당이익금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가 패소하기도 했다.
구청이 땅을 매입한다면 이같은 갈등이 원천적으로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주들은 구청이 토지를 매입한다는 조건으로 추후 환경부의 생태경관 보전지역 지정 과정에도 반대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한 토지는 수성구청이 최근 추진하다 보류한 '망월지 생태공원 조성안'과 비슷한 형태로 두꺼비 생태교육관, 학습장, 놀이터, 주차장 등을 설치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환경부의 생태경관 보전지역 지정이 확정되면 국비로 망월지와 서편 욱수산 일부 등을 확보할 수 있어 보다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라며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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