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대구 빈집 3546


도시를 병들게 하는 빈집이 대구 도심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이주 현상이 두드러진 과거에는 농촌 지역의 빈집이 사회적 문제로 거론됐으나 최근에는 고령화와 인구감소를 겪고 있는 광역시로도 빈집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
방치된 빈집을 효율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제정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지난해부터 빈집 실태조사가 의무화됐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 2014년과 2020년 각각 빈집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2014년에는 각 구‧군이 자체적으로 조사했지만, 전문기관의 체계적인 조사는 2020년이 처음이었다.
2020년 기준 대구 전체 빈집은 2014년 조사보다 1천36곳 증가한 3천546곳으로 집계됐다. 1년 동안 전기세와 수도세 등 공과금 내역이 없는 집을 빈집 후보군으로 추려 한국부동산원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최종 확정했다. 단독주택이 85%(3천20곳)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불량‧철거 대상(3~4등급)인 빈집만 1천544곳(43.54%)에 달했다.
방치된 빈집들이 모여 형성된 '빈집촌'은 이웃들의 삶마저 피폐하게 만드는 도심 속 질병으로 여겨진다. 매일신문은 빈집이 발생한 원인을 추적하기 위해 대구시로부터 3천546개의 빈집 지번과 도로명 주소, 주택 유형 등이 담긴 자료를 제공받아 지난 한 달간 분포 패턴을 분석하고 현장 취재에 나섰다.
달서구 두류동 도시철도 2호선 반고개역 인근과 북구 칠성동 롯데백화점 뒤편 등 각 구·군마다 빈집이 밀집된 곳을 찾고 현지인들을 통해 실태 파악에 주력했다. 2014년과 2020년 빈집 자료들을 모두 데이터로 활용해 6년간의 빈집 분포 변화상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빈집의 공간분포 시각화를 위해 공간산업의 전문 기업인 ㈜비즈지아이에스(BIZGIS)의 'GIS 공간분석' 프로그램을 활용했고, 경북대 지리학과 전병운 교수의 도움을 받았다. 전반적인 접근 방법론은 충북 옥천군 빈집을 연구한 충북연구원 김선덕 도시재생지원센터 전문위원, 이종수 공간창조연구부 연구원의 논문 등을 참고했다.
서정인 영남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빈집은 도심의 큰 문제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폐가에 가까운 빈집들이 미관상 문제부터 악취, 해충이 발생하고 붕괴 우려까지 이어지는 등 옆집 이웃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빈집을 관리해야 하고 더 나아가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방안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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