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보기 위해 대구 동성로에 있는 한 클럽을 찾은 박모 씨(28)는 불쾌한 경험을 겪었다. 좁은 공간에 인파가 몰리면서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신체를 더듬었다는 것이다. 박 씨는 "누구인지 찾을 수도 없었기에 기분이 나빠 공연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여름철을 맞은 동성로 일대에 2030 젊은 층들이 몰리며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동성로를 담당하는 중부경찰서는 빅데이터와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 등 범죄분석통계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맞춤형 성범죄 예방 활동에 나섰다.
중부경찰서는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 활용해 지난 3년간 벌어진 성범죄 장소를 분석한 결과 동성로 일대 통신골목, 2·28기념중앙공원, 클럽골목에서 강제추행 등 성범죄가 잇따랐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성범죄 신고율은 여름이 다가올수록 높아진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의 성범죄 시계열을 분석한 결과 4월에서 6월까지 성범죄 발생률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중부서 성범죄 112신고는 대구청 평균보다 53.85% 높았으며 시간대는 금요일부터 주말 새벽 시간대에 집중됐다.
중부서는 범죄위험도를 예측·분석하는 '프리카스'(Pre-CAS) 시스템에서도 클럽골목 인근의 위험도가 '높음'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프리카스는 도시별 데이터를 통해 100㎡ 격자 단위 내에서 1등급에서 10등급으로 위험도를 분류하는데 1등급에 가까울수록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간주한다. 프리카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경찰은 범죄위험도 등급이 높은 곳을 우선적으로 순찰 경로로 설정하는 등 치안 현장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여름철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중부서는 최근 클럽 관계자들을 불러 합동 간담회를 열었다. 클럽 내부 화장실에 성범죄 예방 스티커를 부착하고 클럽 대형 전광판에 강제추행·불법촬영 처벌 경고 문구를 송출하는 등 예방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진곤 중부경찰서장은 "외국인이 자주 출입하는 클럽에는 국문과 영문이 표기된 배너를 입구에 설치했다"며 "범죄통계분석을 통해 시내 중심에 맞는 맞춤형·시기별 범죄예방 활동으로 시민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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