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군위에 골프고교 짓는다더니…학교 없이 골프장만 덩그러니

학교 설립 조건으로 사업 승인…이후 시행자 부지·사업권 매각
감사원 감사에서 뒤늦게 적발…"불이행시 승인 취소하라"
경북도, 감사원 감사 결과 적발에 뒷북 조치

경북 군위군청
경북 군위군청

경북 군위군 소보면에 골프고등학교와 골프장을 조성하기로 한 민간투자방식의 개발사업이 고교 설립 없이 골프장 공사만 진행돼 감사원 감사에 적발됐다.

4일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경북도는 2017년 12월 민간투자방식의 사업비 713억 원 규모의 '골프 고등학교 및 골프장 조성 지역개발사업'(2009∼2021년)의 실시계획을 승인했다.

군위군 소보면 산법리 일대 사업 부지는 당초 용도지역이 농림지역 또는 보전관리지역으로 골프장 건축이 불가능했으나 실시계획이 승인되면서 골프장 건축이 가능한 계획관리지역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사업 시행자는 골프 고교 설립 계획 없이 경북도에 실시계획을 신청해 승인을 받았다.

시행자는 경북도교육청과 협의 과정에서 학교 설립 계획이 취소되자 이를 빼고 골프장 사업 계획 등만 포함된 실시계획을 신청했고 경북도는 승인 과정에서 도교육청과 협의를 하지 않았다.

경북도는 또 실시계획 승인 후 시행자가 학교 설립 절차 없이 골프장 부지와 골프 사업권을 매각하는 등 승인 내용과 다르게 사업이 시행되는 데도 이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

게다가 2020년에는 골프장 착공 등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2021년 만료되는 지역개발사업 기간을 1년 연장해줬다. 그 결과 골프장만 현재 90%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감사원은 이 사업과 관련해 향후 정상적으로 추진되지 않는다면 시행자 지정 취소, 실시계획 승인 취소, 공사 중지 등 적정한 조치 방안을 마련하라고 경북도에 통보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학교 설립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시행자가 군위군, 교육청과 다른 공익사업을 협의하도록 했다. 대안 사업이 합의되지 않으면 사업 준공 승인을 내주지 않을 방침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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