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애타게 중앙정부에 요청하던 투기과열지구와 조정지역이 해제되었다. 이는 침체된 부동산시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지역 내 규제 요인이 사라진 것이기에 공급자뿐만 아니라 수요자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조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이번 해제 조치로 인해 과연 부동산시장에 기대만큼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었을까. 이러한 화두를 집어 든다면 그 파급효과에 대하여 또한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음이니 참으로 대략 난감이다.
그렇다면 왜 그런 것일까. 주섬주섬 살펴보면 우선 경제 흐름에 아무리 둔감하다 해도 현실적으로 와닿는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라는 3중고의 영향력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자이언트 스텝으로 다가오는 고금리와 고환율의 위협, 날마다 치솟는 물가를 간과한 채 규제 해제만으로 수요자의 관심을 돌려세우기에는 역부족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2018년 2만902가구, 2019년 2만6천970가구, 2020년 2만9천960가구, 2021년 2만4천268가구, 2022년 2만8천669가구 그리고 후분양으로 전환한 공급 물량의 영향력 부분을 빼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수십 대 일의 대박 분양률에 취해 수용 지가를 끌어올렸고, 이에 최고 분양가를 속속 경신하며 공급 물량에 제한을 두지 않았으니 그 후과는 불 보듯 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수요자는 바보가 아님을 알라.
다음으로 시기를 제대로 읽지 못한 무계획적 공급의 결과를 안이하게 생각한 지자체나 시행사, 시공사, 신탁사, 금융기관의 방만한 운영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다. 개발 전 과정 중에 각자의 영역에서 작동하는 브레이크가 없었다고 본다면 누구의 책임이랄 것도 없겠으나, 시기적절한 시장 대응 방법을 찾지 못하고 아직까지도 획일적이고 차별화되지 않은 구태한 분양 기법을 구사하고 있으니, 상황 반전의 기회를 노리기에는 염치도 돌아앉아 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함에 '궁즉통'(窮則通·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 나갈 수 있다는 의미)이라 했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적자 보전에 대하여 파티는 끝났다고 하며 호화 청사 매각이나 고액 연봉 반납, 복지 축소 등 강한 자구책을 요구하고 있듯이, 주택 공급 흐름과 관련된 모두는 스스로가 미분양 물량 해소책을 강구해야만 한다. 건설 경기 위기 시마다 정부가 시장에 간섭하여 경기 부양책을 동원하여 살려줄 것이라는 믿음에서 벗어나 궁리(?)를 하여 본다면 차별화된 분양 기법, 마케팅 기법이 창출되지 않을까.
즉, 그동안의 관행적 분양 답습에서 벗어나 수요자와의 스킨십에 초점을 둔 마케팅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걸 깨닫고, 그들의 삶 속으로 걸어 들어가 그들이 느끼는 불안과 불편, 불만족의 시그널을 읽어 내려는 뻔한(?) 노력을 시도해 보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아마 양자가 만족하는 궁즉통의 직감, 영감 또는 경험적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보기에 자구책이라 평할 수 있는 것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최선을 다한 뒤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의미). 정부도 이에 구원의 손길이 있을지 어찌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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