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의 살길은 특성화다. 미래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선도할 인재를 키운다. 반도체와 미래형 자동차, 소프트웨어 등 첨단산업은 물론 뇌 기능 분석을 통한 언어 재활 연구에도 나선다.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 전문대는 여름 방학을 이용해 인턴 활동을 벌이는 등 현장에 뛰어들어 길을 찾는다.
◆대구대, 반도체 교육·언어 재활 연구 추진
대구대는 최근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반도체 전공트랙 사업'에 선정됐다. 이는 반도체산업 육성을 선도할 혁신 인재양성과 활용을 통해 산업계에 우수인력을 공급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목표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로써 대구대는 3년간 9억 원의 국고를 지원받는다. 전자전기공학부(전자공학전공, 정보통신공학전공) 주관으로 반도체산업 특성에 맞는 학부 전공트랙(반도체 설계트랙)을 개발·운영한다. 차세대반도체 설계 분야의 인재상을 제시하고, 연간 40명 이상의 학생을 선발해 교육한다.
특히, 주요 반도체 설계업체를 포함한 25개 이상의 반도체 기업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산학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산업계 수요에 맞는 인턴십과 세미나, 특강 등을 진행하고, 반도체 동아리와 산업체 및 대학원 연구실 인턴 등 다양한 산학연계 활동의 기회를 제공한다.
사업 총괄책임자인 김경기 대구대 전자공학전공 교수는 "산업계 수요에 맞는 실무 인재를 육성해 국가적인 정책에 부응하고, 학생들이 반도체 기업 취업과 대학원 진학 등을 통해 반도체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대구대는 학부 반도체 인력 양성사업인 '디지털 신기술 인재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에 선정돼 서울대 등 7개 대학과 함께 차세대반도체 혁신공유대학에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대는 언어 재활 분야 연구 사업도 진행한다. 재활과학과 언어치료전공의 오다희 박사과정생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2022년 이공분야 학문후속세대지원사업'에 선정돼 2년간 4천만 원의 연구비를 받는다.
오다희 박사과정생은 이번 사업을 통해 '사건유발전위(ERP)와 저해상전자기단층촬영(sLORETA)을 이용한 말산출메커니즘 규명과 평가 모델 개발'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한다. 이는 의사소통장애인의 언어회복을 위해 뇌인지 기반의 언어 산출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다.
현재 하지완 대구대 언어치료학과 교수의 지도를 받아 다른 대학 병원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언어장애 환자에게 뇌 영상을 분석하고, 뇌 구조의 손상 등 기능적 역할을 규명하는 융복합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경일대, 미래차·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경일대는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미래형자동차 기술융합혁신 인재양성사업'에 선정됐다. 이는 미래형자동차산업 육성을 선도할 혁신 인재양성을 목표로 산업계에 우수인력을 지속해 공급할 수 있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사업으로, 대학 특성화를 지원한다.
서울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서울권 대학과 지역 거점대학 35곳이 참여해 15곳만 선발됐으며 3년간 17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미래형자동차산업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 개발과 운영, 관련 교육 인프라 구축 등에 사용된다.
경일대는 2018년부터 미래형자동차 신기술 개발과 전문 인력양성을 목표로 자율주행융합기술연구소를 설립해 교수창업기업인 ㈜오토노머스에이투지와 협업을 진행해 왔고 2020년부터 국내 대학 최초로 실도로 자율주행셔틀버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율주행융합기술연구소장인 유병용 자율주행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자율주행 관련 교육과정 개발과 인프라를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현태 경일대 총장은 "미래형자동차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성과의 결과로 이번 사업 선정됐다"며 "미래형자동차 산업이 주요 산업 분야로 떠오르는 만큼, 기술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일대는 소프트웨어(SW) 인재양성에도 나선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SW전문인재양성사업'에 선정된 것. 이를 통해 현장 수요 맞춤형 SW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자 대학과 기업, 지역 ICT 및 SW 관련 기관이 컨소시엄을 꾸려 대학 졸업자(예정자)를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공동 운영하고, 취업까지 연계한다.
경일대는 주관기관인 (재)포항테크노파크를 비롯해 금오공대, 대구가톨릭대, 안동대, 이티에듀㈜, ㈜범일정보, ㈜유라클, ㈜휴비즈ICT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번 컨소시엄은 최대 4년간 78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모빌리티, 스마트팩토리, 재난안전 등 경북 특화 산업과 연계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전문 인재를 키운다.
◆영진전문대, 여름에도 현장 실습으로 구슬땀
영진전문대 재학생들은 여름철 인턴십에 참여, 협약 기업 등을 찾아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먼저 호텔항공관광과와 조리제과제빵과 학생들은 여름 방학 시작과 함께 지난달 27일부터 LG그룹 계열사인 D&O 곤지암리조트로 갔다. 숙식을 지원받으면서 실습에 참여한다. 한 달간 진행되는 실습으로 학생들은 서비스 분야 전문성을 높이게 되며, 우수 수료자는 장학금과 채용 등의 혜택을 받는다.
영진전문대 호텔항공관광과는 올해 한국관광공사의 우수호텔 아카데미 교육기관에 선정됐다. 이를 통해 호텔 취업을 희망하는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연간 340시간의 특별 교육을 한다. 또 한국 호텔협회가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취업 촉진 컨설팅 등을 받는다.
지난달 주문식 교육 협약을 체결한 영진전문대 신재생에너지전기계열의 SK실트론반은 7월 한 달 동안 SK실트론에서 제조공정 자동화 현장 실습을 진행한다.
SK실트론 인턴십에 나선 김명진(신재생에너지전기계열 2년) 학생은"웨이퍼 제조 현장을 직접 경험할 소중한 기회가 얻었다. 땀 흘리며 열심히 배우도록 하겠다. 협약반 동기들이 2학기 교육과정을 성실히 수행하고 모두 취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올해 시작된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의 채용연계형 주문식 협약반 학생들은 7월 중순부터 1개월간 '표준현장실습 학기제'에 참여한다. 이 사업으로 AI융합기계계열은 크레텍책임 등 16개 기업체에 23명, 인테리어디자인과도 국보디자인, 다원앤컴퍼니, 삼원에스앤디 등에 49명을 파견하는 등 참여 학생들은 산업현장에서 전문성을 높인다.
김수용 영진전문대 학생복지취업처장은 "3년 만에 현장 실습이 정상화되는 분위기다. 우리 학생들이 그동안 대학 강의실에서 익힌 실력을 토대로 기업 현장에서 실무를 직접 경험하며 현장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는 이번 여름 방학 현장 실습을 잘 소화하고, 취업으로까지 연결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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