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본회의에서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을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부의장엔 민주당 김영주 의원과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이날 의장단 투표에 걸린 시간은 두 시간여에 불과했다. 몇 시간이면 마칠 일을, 여야는 무려 한 달 이상(35일)을 허비한 셈이 됐다. 경제 위기와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들 마음을 수습하기 위해 국회는 허비한 시간 보다 더 빠른 행보를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날 총 275표 중 255표를 얻어 국회의장에 당선된 김진표 의원은 수락 연설을 통해 "국회 개원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이고, 국민의 명령이다. 여야 지도부는 국민의 명령을 지체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주 신임 부의장도 "국민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소모적 정쟁을 멈추고 민생을 보살피는 국회로 거듭나라는 것"이라고 했고, 정 부의장도 "여야 모두 집단지성으로 작금의 민생위기를 타개하자"고 강조했다.
국회가 이날 가까스로 원구성의 시발점에 섰으나 정상 구동까지는 안심해선 안 될 상황이라는게 중론이다. 상임원장 배분과 '국회 사법개혁특위 구성' 등 민감 사안을 두고 여야 이견의 골이 여전히 깊기 때문이다.
상임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의 합의 처리 약속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또 '국회 사법개혁특위'의 수적 구성안과 관련해 여야 평행선 대치가 계속되고 있어 언제든 국회 공전 재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태 해결을 위해 여야 지도부가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보여 준 지리한 대치 상황과 소득 없는 여야 대표단 협상력이 반복된다면 국민들로서는 또 한 번의 '희망 고문'을 겪을 수도 있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여야가 당략을 뒤로하고 국회 정상화에 정광석화같이 돌입하더라도 산적한 난제들을 재빨리 수습하기엔 힘에 부쳐 보인다.
치솟는 기름 값과 물가 인플레이션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경제 상황을 타개하고, 이제 막 정상궤도에 오르려는 한미일 간 전통적 동북아 외교 관계를 회복해 놓기까지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속히 상임위를 열어 처리해할 법안이 산적한데 국회가 공전하는 지난 한달 동안에만 발의된 법안이 48개에 달한다. 여기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정희용) '지방세 특례제한법 개정안'(김상훈. 이상 국민의힘 의원) 등 고사되고 있는 지방을 위한 법안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여야는 이날 의장선 선출을 마친 직후 "국회 정상 운영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합의 대 합의, 약속 대 약속을 이행할 의무가 국민의힘에게 남아 있다"(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며 여전히 상대방 탓만 하면서 총부리를 겨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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