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경제 주체들이 고통 분담해야 복합 경제위기 돌파할 수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어제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달 중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18일 만이다. 경제·통화·금융 수장들은 복합 경제위기에 대한 합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경제·통화·금융 수장들이 잇따라 긴급 회동한 것은 모든 경제지표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악화하기 때문이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高) 현상이 심화하는 와중에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둔화로 무역수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오늘 발표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년 만에 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 지수가 2,300까지 추락하는 등 주식시장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경제지표 악화 이상으로 민생(民生)은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물가 폭등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한 것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징계 여부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갈등, 장관 후보자 등 내각 인사 논란과 함께 고물가 등에 대한 정부 대책이 미흡하다는 여론 때문이기도 하다.

상당 기간 지속될 이번 복합 경제위기를 돌파하려면 윤 대통령과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경제·통화·금융 수장들이 만나 대책을 논의하는 것을 넘어 윤 대통령이 대통령 집무실에 경제위기 상황실을 설치하고, 대책 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등 결연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경제 주체들의 비상한 노력도 필수적이다. 정부·기업·노조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통을 분담하는 수밖에 없다. 대기업은 과도한 임금 인상을 억제하고 노동계는 대정부 투쟁을 자제하고 위기 돌파에 동참해야 한다. 모두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이번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제 주체들의 단합된 힘으로 극복했다. 윤 대통령과 정부는 경제 주체들의 힘을 합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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