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당원 6개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 대회 당 대표 출마가 불허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7시 41분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및 이재명 국회의원을 비판했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려면 당원 가입 6개월이 지나야 한다. 제가 아직 당원 가입을 한 지 6개월이 안 됐다"면서 당의 예외 인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틀 만인 4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은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소중한 인재이지만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할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불허 방침을 밝혔다.
▶이에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당일 오후 페이스북에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의원은 무엇이 두렵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설마 27세 전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가 돼 기성정치인들을 다 퇴진시킬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 오늘 비대위의 결정은 당의 외연 확장과 2024년 총선 승리는 안중에 없는 결정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대위에서 어떠한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릴 때는 안건으로 상정해, 이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결정을 내린다. 그것이 최소한의 절차이다. 그런데 오늘 제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안건에도 부치지 않고 단순히 입장 표명의 방식으로 결론을 내렸다"면서 절차의 문제도 따졌다.
이어 "이것이 무슨 의미일까?"라며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예외 인정할 사유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묻는다. 당직 피선거권에서 6개월 안된 권리당원에게 예외를 적용할 수 있는 사유가 무엇인지 말씀해주시라"고 했다.
아울러 "대선에서 2030 여성의 표를 모으고, 당 내 성폭력을 수습한 전직 비대위원장이 당에 기여한 바가 없는가?"라며 자신의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겸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 활동, 박완주 의원 성비위 의혹(제명) 및 최강욱 의원 성희롱성 발언(6개월 당원 자격정지) 문제 제기를 가리켰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당에 기여를 해야, 어느 정도 '거물'이어야, 6개월이 되지 않은 당원이 당직의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자신의 기여를 감안해 예외를 인정 받아 당 대표 출마가 허용됐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어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의 자가당착이다. 이재명 의원께서 피선거권도 없는 제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공동비대위원장에 앉힌 바로 그 조항이, 그때는 공정이었지만, 지금은 불공정이라고 한다"고 지적하면서 "수없이 많은 영입 인사를 당에 모시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을, 여성이자 청년 그리고 민주당 쇄신을 말한 사람에게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선언이 스스로의 힘으로 정치해보겠다는 청년과 여성에 대한 억압과 차별이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지선 패배의 모든 책임을 저에게 뒤집어씌웠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이, 반성과 쇄신을 외치는 제 입을 막고 침묵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우리가 반성과 쇄신을 할 테니 '너는 뒤로 빠져라' 말하고 있다"며 "민주당 지도부는 다원주의에 기반한 대중정치를 포기하고, 폭력적 팬덤정치로 쪼그라드는 길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당은 그동안 청년을 장식품과 소모품으로 쓰고 버리는 일을 반복해 왔다. 그동안 민주당의 청년정치가 진일보할 수 없었던 이유는 누군가의 '키즈'로서만 발전할 수 있던 환경 때문이었다. 하지만 저는 그 누구의 둥지 안에서도 성장한 정치인이 아니다. 그래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국민의 상식을 이야기해왔다. 청년이 주도해서 청년의 아픔을 해결하는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말했다. 그러나 이 절규가 저 공고한 기득권에는 들리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 1월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에 들어온 연유도 밝혔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제가 신상의 위협을 무릅쓰고 얼굴을 공개하고 대선에 뛰어든 것은 단순히 이재명을 위해서가 아니라, 차별과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의 해방을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박완주 의원을 제명했고,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을 징계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처럼회와 팬덤은 똘똘 뭉쳐 저를 공격했고, 이재명 의원은 침묵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대표는 변화와 쇄신을 위한 '도구'이지 변화와 쇄신을 거부하는 기득권이 아니다. 저는 이재명 의원, 97그룹과 함께 쇄신경쟁을 하고 싶었다. 당을 유능한 정책 정당, 팬덤과 결별한 대중정당으로 만들어 당의 기반을 넓히고 싶었다. 이것이 한 때 여성청년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저의 소명이라 생각했다"고 당 대표에 출마하려고 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대선과 지선을 거치면서 쪼그라든 민주당의 지지 기반으로는 다음 총선도 다음 대선도 힘들다고 봤다. 이재명 의원과 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대승적으로 결합해서 민주당을 더 키우는 꿈을 꿨다. 그런데 민주당은 결국 한쪽 날개만 가지고 날겠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저를 출마시켜 달라는 게 아니다. 이 결정은 역사적인 결정이다. 민주당이 책임정당이라면, 오늘의 결정에 정말 자신이 있다면 정식 절차를 거쳐 의결하시라"고 앞서 지적한 절차의 문제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 이 조항을 적용해서 외부인사 영입을 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박지현을 비대위원장을 시킬 때는 이 조항을 적용했지만, 지방선거의 모든 책임은 박지현에게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 조항을 적용하지 않고 내친다는 결정을 공개적으로 해주시라"고 요구했다.
이어 "박지현의 정치는 이제 시작이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세상에 대한 희망이 있는 한, 박지현의 정치도, 청년과 여성의 행진도 계속될 것"이라며 "저는 민주당을 사랑한다. 민주당을 청년과 서민을 비롯한 다양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바꾸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당 대표 출마 불허 결정에 따른 탈당 등의 가능성은 일축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또 "제가 출마하느냐 마느냐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민주당이 사느냐 마느냐의 문제"라며 "중도와 여성을 외면하고 소수 팬덤으로 쪼그라든 민주당을 가지고 2024년 총선의 최다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을 이길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지금부터 청년과 함께, 민주당의 변화를 간절히 원하는 국민과 '민주당의 민주화'를 위한 투쟁에 돌입하겠다.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전진하겠다"고 글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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