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5000일 후의 세계

케빈 켈리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김윤경 옮김/ 한국경제신문 펴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공상과학(SF)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공상과학(SF)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의 한 장면. 워너브라더스픽처스 제공

앞으로 인류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까. 이 분명하고도 궁극적인 물음은 항상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해왔다. 왜냐면 아무리 뛰어난들 인간 각자는 한치 앞 미래도 볼 수 없는 한계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5000일 후의 세계'.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5000일이면 약 13년 9개월의 기간이다. 지은이는 인터넷이 등장하고 5000일이 지난 후 SNS가 세상을 지배했고 또다시 5000일이 지난 뒤에는 '미러 월드'가 세상을 삼킬 것이라고 예견했다.

미러 월드는 모든 것이 AI(인공지능)와 접속돼 디지털과 융합한 세계에서 탄생하는 AR(증강현실) 세계라고 지칭한다. 각각 다른 장소에 있는 사람들이 지구 크기의 가상 세계를 실시간으로 함께 만들어간다. 그 세계에서는 실시간으로 자동번역이 이뤄져 전 세계 사람들이 대화하고 일한다. SNS를 이어갈 새로운 개념의 거대한 플랫폼이 탄생해 보편화된다는 것이다.

미러 월드 세계 속에서는 지구 어느 곳에서든 누구와도 일할 수 있게 되고, 기존의 회사와는 다른 형태의 조직이 생겨나면서 아직 무명인 스타트업이 승자로 우뚝 설 것이라고 지은이는 예측했다.

우리는 앞으로 현실의 지구와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낸 미러 월드, 두 개의 사회가 연결된 세계를 살아가게 될 것이며, 이런 변화는 ▷산업 ▷생활양식 ▷개인의 인생관 등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런 기술의 대변화가 인간의 본질은 바꿀 수 없으며, 우리가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세계를 바라본다면 이런 변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어찌보면 지은이의 '미러 월드'는 최근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메타버스'와 궤를 같이 한다. 또한 2018년 개봉된 스티블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장면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면 이런 혁신적인 미래관을 선보인 지은이는 도대체 누구인가. 케빈 켈리는 세계 최고의 기술문화 전문잡지 '와이어드'를 공동 창간하고 편집장을 역임했다.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제프 베이조스 등 수많은 기업가를 취재했고 네트워크에 기반한 사회와 문화를 예리하게 분석한 통찰력 넘치는 글들로 뉴욕타임스로부터 '위대한 사상가'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그는 "테크놀로지에 귀를 기울이면 미래를 알 수 있다"며 테크놀로지의 특성과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지은이는 '미러 월드'라는 개념의 미래상을 이 책에서 논리적이고 구체적으로. 그리고 흥미진진하게 풀어가고 있다. 273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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