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인사' 지적에 불쾌감 표출한 尹대통령…野 "황당무계"

5일 '인사 실패 지적' 관련된 질문에 "전 정권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냐"며 일축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거듭되고 있는 부실 인사 논란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5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의 '인사 실패 지적'과 관련된 질문에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며 부실 인사론을 일축하는 등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전날 윤 대통령은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명을 재가하고, 사법연수원 동기인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또 그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 실패 지적 관련 질문이 나오자 다 듣지 않은 상태에서 중간에 말을 자르고 대답하는가 하면 곧바로 "다음 질문"이라고 말하며 화제 전환을 유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 질문들 역시 '인사는 대통령 책임', '반복되는 문제들은 사전에 검증 가능한 부분이 많았다'는 등 부실 인사 검증과 관련된 질문이 나왔고, 이번에는 손까지 격하게 흔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더 이상 얘기하지 않으려는 듯 몸을 아예 돌려 이동하면서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해보세요.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며 말을 채 끝내지도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출근길에서도 김승희 전 후보자 거취 문제에 대해 "자기가 맡은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정부에서는 그런 점에서는 빈틈없이 사람을 발탁했다고 저는 자부한다. 전 정부와 비교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5일 열린 박 부총리 임명장 수여식 때도 "임명이 늦어져서 언론에, 또 야당에 공격 받느라 고생 많이 하셨다. 소신껏 잘 하시라"며 언론 비판을 공격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인사와 관련해 여러 잡음이 일어나고, 그런 것들에 대한 지적, 비판, 이런 것들은 다 잘 듣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역시 귀 기울여서 듣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내각에 여성이 적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여성을 늘리려고 노력했고, 김승희 후보자에 대한 지적이 있었을 땐 역시 자진사퇴로 어쨌든 국민 뜻이 어떤 의미에서든 반영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 국민 눈높이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로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 좀 더 생각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인사 실패에 황당무계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물론 비서실장부터 인사기획관까지 무능한 인사검증라인을 문책하고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전 정권에서 지명한 장관 중에 훌륭한 사람을 봤나'라며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황당무계한 변명만 늘어놨다"며 "연이은 검증 실패의 책임을 무겁게 인정하고 인사권자로서 결자해지는 못할 망정 민심을 완전히 무시하는 오만과 독선에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당에서도 윤 대통령의 부실 인사 논란을 '민주당과 똑같은 변명'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 캠프 청년보좌역 출신의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더불어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의 입을 막을 논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