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시의회·경북도의회 개원, 견제·감시 제대로 하라

대구시의회와 경상북도의회가 개원해 의장단을 선출했다. 새 의장단에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이번 의회는 인사권 독립, 정책 지원 전문 인력 확충 등 권한이 확대되면서 책임도 커졌다. 4년 전과 달리 일당 독점 구조로 돌아가면서 지방정부 견제가 약해질 것이라는 걱정도 앞선다.

의장은 단체장과 맞먹는 권력을 가진다.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과 배한철 경북도의회 의장은 당선 후 한목소리로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강조했다. 두 의장의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 단체장과 같은 당 소속이어서 정치적인 고려 등으로 비판적인 시각에서 정책을 검토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시도 의회 의장은 시도민의 입장에서 냉철한 판단력으로 단체장의 행정 독주를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피해는 시도민에게 돌아올 것이다.

대구시의회는 32석 중 31석, 경북도의회는 61석 중 56석이 시장·도지사와 같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지역 정치계 안팎에선 국민의힘 의석이 압도적으로 많아 집행부에 대한 견제 기능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의회는 주민을 대표해 예산을 심의하고 행정사무를 감사하는 기구다. 의원의 사명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다. 같은 정당이라는 이유로 집행부에 휘둘리거나 의원들끼리 선의의 경쟁 없이 태만해서는 안 된다. 같은 정당 단체장을 무조건 비판하고 정책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주민의 이익을 거스르거나 잘못된 정책은 견제하고 감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집행부 거수기' 노릇을 한다는 평가를 받아서는 곤란하다.

지방자치를 이끌어 가는 두 개의 축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다. 지자체가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행정을 하고, 의회는 편성된 예산을 심의하고 집행 과정을 감시한다. 두 기관이 균형을 이룰 때 지방자치는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 대구시의회·경북도의회 새 의장단과 의원들은 지방의회 무용론을 극복하고 시도민의 대표 기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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