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역 축하해" 퍽퍽…어깨 인대 끊어지고 온몸에 멍, '전치 4주' 선물한 동기·후임들

강제로 술 먹인 혐의도

경찰이미지=정지현 디자이너
경찰이미지=정지현 디자이너

전역을 하루 앞둔 병사를 축하한다는 명목으로 집단폭행한 해군 병사들이 수사받고 있다.

6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해군 군사경찰단 광역수사대는 최근 강원도 동해 해군 제1함대사령부 예하 부대에서 A(22) 씨를 집단 구타한 혐의로 병사 7명을 수사하고 있다. 병사 7명 중 4명은 구속, 3명은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받는다.

이들은 지난달 16일 전역을 하루 앞둔 A씨를 축하한다는 명목으로 오후 10시부터 오전 12시까지 약 2시간 동안 A씨를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중 일부는 몰래 반입한 술을 A씨에게 강제로 마시게 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당시 집단 폭행으로 어깨 인대가 끊어지고 온몸에 멍이 드는 등 전치 4주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맞기 싫었으나 내일 전역하기 때문에 하루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군 생활 잘하는 사람에게만 주는 것이라며 후임이 술을 꺼내 강제로 먹였다"고 주장했다.

해군은 A씨의 피해를 인지하고 가족들에게 알렸으며, 가해 병사들을 수사단에 넘겼다.

이에 A씨 아버지는 "전역일에 건강하게 거수경례를 받고 가족과 사진 찍으려고 했다. 그렇게 하지 못해서 안타깝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전역 축하 명목의 폭행 문화를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전역을 하루 앞둔 병사에게 집단폭행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간부들이 모르는 것은 아니다. 병사들끼리 하는 일종의 풍습이라고 생각하고 가만히 두는 것"이라고 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수사에 넘겨진 가해 병사 중 일부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현재 군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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