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일은 대구경북 공항 역사에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LCC(저비용항공사) 업계 3위 티웨이항공이 서울에서 대구로 본사를 옮기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24일 당선인 시절 티웨이항공 본사의 대구 이전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렸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티웨이항공 본사가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오기로 합의를 봤다. 앞으로 대구 통합신공항을 거점으로 여객, 물류를 전 세계로 운송하는 대한민국 핵심 항공사로 도약하는 데 대구시가 행정적으로 전폭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부산 가덕신공항의 LCC 유치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오는 2025년쯤 대한항공 계열과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 3개사를 통합하는 대한항공이 지난달 말 통합 LCC 허브공항으로 인천공항을 쓰겠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부산의 가덕신공항과 비교해 무엇 하나 내세울 게 없는 대구경북으로서는 티웨이항공 본사의 대구 이전이 가뭄에 단비나 마찬가지다. 특별법을 바탕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부산 가덕신공항에 비해 아직 국비 지원을 약속받지 못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CC를 통한 신공항 활성화에는 대구경북이 한발 앞서 나가는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앞으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국비' 지원이다. 홍 시장은 이달 5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통합신공항의 국비 건설 방안을 담은 특별법이 조만간 국회에 제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근혜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용역 당시 최하점을 받은 가덕도가 특별법에 의해 신공항 입지로 결정 나고, 최소 13조 7천억 원의 천문학적 국가 재정 투입 방안까지 확보했다. 이에 반해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절차에 따라 군 공항이 이전하는 곳에 민간 공항이 함께 가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는 세금 한 푼 들어가지 않는다.
통합신공항의 국비 건설 방안을 담은 특별법 통과가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야당 의원이 절대다수인 국회 구도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홍준표발(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 거는 기대는 크다. 홍 시장이 제안한 법안을 대구 국회의원 전원이 찬성해 합의한 것만으로도 그의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 준다.
홍 시장이 구상한 신공항 그림도 남다르다. 그는 2020년 수성을 국회의원 당선 당시 매일신문과 인터뷰에서 "삼성 차세대 반도체를 유치해야 한다. 군위에 활주로가 3.5㎞ 이상인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생기면 삼성이 올 수 있는 여건이 생긴다"고 밝혔다.
홍 시장의 구상은 지난달 28일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의 정책 과제 발표에서 '신공항 배후 산단 내 660만㎥ 부지 반도체 클러스터'로 보다 구체화했다.
홍 시장처럼 호불호가 갈리는 인물도 없지만, 홍 시장처럼 대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이도 드물다. 그의 강력한 추진력도 호불호가 갈린다. 극단적인 밀어붙이기로 홍도저(홍준표+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평가는 극과 극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야말로 통상의 수준을 넘어서는 극단적인 추진력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홍도저식 극단적인 밀어붙이기가 아니면 신공항 국비 건설은 요원하다. 홍 시장은 "강력한 추진력으로 대구를 완전히 바꾸겠다"고 내내 강조했다. 홍도저의 저력과 결기, 홍준표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비상(飛上)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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