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생은 뒷전, 내부 권력투쟁 중인 국힘…정국 주도권도 놓치나

새 정부 출범 초기 가랑비에 옷이 젖어버린 여권…이준석-윤핵관 연일 신경전
尹정부 초대 내각 부실 검증, 김여사 의혹에 국정동력 약화
임기 초기 지지율도 하락세…전 정권 밟기도 여의치 않아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의 내홍이 깊어지면서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새 정부의 임기 초반 정국주도권 행사가 이번에는 어려워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초유의 경제위기에도 책임 있는 여당의 모습을 보여주기는커녕 내부 권력 투쟁에 골몰하는 국민의힘의 행태에 보수진영에서조차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반응이 조금씩 흘러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윤석열 정부가 여소야대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선 지난해 4·7 보궐선거-제20대 대통령선거-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3연승의 기세를 몰아 취임과 함께 국민의 살림살이를 챙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 한 것이 두고두고 후회로 남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야는 제21대 국회 전반기 임기를 마감(5월 31일)한 지 한 달이 넘도록 후반기 원 구성을 완료하지 못 했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후속작업을 맡을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 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더불어민주당의 원내의석이 워낙 많아 쉽지는 않았겠지만 여당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승리의 여세를 잘 몰았다면 원 구성이 이렇게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당이 지방선거 대승 후 이준석 대표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사이의 내부 권력투쟁 없이 민생경제 챙기기에 집중하면서 그 과정을 촉진하기 위해 신속한 원 구성을 요구했다면 야당이 국민적 압박을 견지지 못 하고 지금보다는 훨씬 더 뒤로 물러섰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새 정부 초대 내각 인선과정에서 불거진 부실 검증 여파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고 윤 대통령의 검찰 편중 인사를 비롯해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까지 불거져 새 정부의 동력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초기 이렇게 힘을 쓰지 못 하는 정권은 처음"이라며 "대통령 임기 5년 중 실제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은 초기 절반도 채 되지 않았던 전례를 고려하면 1분 1초가 아까운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이 같은 우려는 최근 발표되고 있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임기를 시작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은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조사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긍정적인 의견을 상회하는 경우는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여권 관계자는 "새 정부가 대통령실 용산이전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등 국민들로부터 점수를 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돌아서자마자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면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 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 간 통치권자의 소신을 한 번도 제대로 펼치지 못 한 정권으로 기록되지나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 현 정부는 역대 정권이 지지율 부진에 빠져들 때마다 활용했던 전 정권 밟고 가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도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 정권 밟기를 통한 국면 전환은 새 정부에 대한 '묻지 마 식' 기대가 있을 때 가능한 전략"이라며 "현 정부가 신(新) 북풍형식으로 전 정권을 공격하기에는 대선득표율과 현재 국정지지율이 좀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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