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홍 시장-이 지사 ‘통합신공항’ 한목소리 내야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새 '특별법'을 추진하면서 기존의 '군공항이전특별법', 즉 '기부 대 양여 방식'과 차이가 나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미묘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홍 시장의 새 '특별법'은 군 공항 및 민간 공항은 물론이고 공항도시, 공항산업단지, 교통망 등 5개 분야를 모두 '국비 지원 패키지'로 추진하자는 것이다. 이는 군 공항 및 민간 공항 이전에 국한된 현재 방안보다 사업비가 12조 원에서 26조4천억 원으로 확대되는 안이다.

이 지사는 "새 특별법을 추진하다가 (착공 지연이라는) 덫에 걸릴 수 있다. 우선 현행법(군공항이전특별법)대로 사업자를 구해서 시작하면 된다"고 말한다. 새 특별법 발의로 신공항 사업이 행여 중단되거나, 가덕도신공항, 새만금공항, 제주2공항 등과 정치적으로 엮여 세월만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홍 시장은 "특별법이 통과되면 각종 행정 절차나 예타가 면제되기 때문에 기간이 더 단축된다"는 입장이다.

주지하다시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침체에 빠진 대구경북 재도약에 꼭 필요한 '인프라'다. 공항 및 공항도시, 공항산단과 교통망까지 '국비 중심' 패키지로 추진해 낙후된 지역 산업구조를 바꾸겠다는 홍 시장의 '설계'는 의심할 여지 없이 옳다. 마찬가지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가덕도신공항보다 먼저 개항해 물류와 여객을 선점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며, 그러자면 '빨리 건설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 지사의 '판단' 역시 정확하다.

대구공항 이전 문제가 본격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거 공약으로 포함됐다가 무산됐고, 동남권 밀양공항 건설로 방향을 바꿨다가 무산됐다. 이후에도 숱한 논란을 겪은 끝에 2020년 7월 말 부지 선정 및 신공항 이전이 최종 확정됐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논란이 되고 있는 '특별법 문제' 뿐만 아니라 수요, 교통, 수도권의 부정적 시각 등은 여전하다.

통합신공항을 빨리 건설해 대구경북 재도약에 나서자는 마음은 하나다. 줄기가 같음에도 추진 방식을 놓고 홍 시장과 이 지사가 각자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두 단체장이 조정할 것은 조정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더 이상 대구경북 숙원 사업이 표류하거나 지연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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