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日 전 총리 피격 후 치료 중 사망…사인 과다출혈"

의료진 기자회견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운데)가 8일 서부 나라현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받고 길바닥에 쓰러져 있다. [교도통신 제공 영상 캡처] 연합뉴스

일본 참의원 선거 유세 도중 괴한의 총격을 받은 아베 신조(67) 전 일본 총리가 사망했다고 일본 의료진이 8일 확인했다. 사인은 총상으로 인한 과다 출혈로 추정된다.

나라현립 의과대학 병원은 이날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사실이 공식 발표된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아베 전 총리가 오후 5시 3분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후 12시 20분에 병원에 도착했으며 당시 이미 호흡, 체온, 심장박동, 혈압 등 활력징후가 없던 상태였다.

의료진들이 여러 시간 동안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살리기 어려웠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의료진은 아베 전 총리의 목 2곳과 심장에 손상이 컸으며 출혈을 멈출 수 없었으며, 특히 총알이 심장에 닿을 만큼 깊이 박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발 중 한발이 심장에 상처를 입히면서 심폐 정지에 이른 것이라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앞서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를 하던 도중 총격을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아베 전 총리가 총격을 당한 직후 현장에 있는 목격자들은 아베 전 총리가 목과 가슴에서 피를 흘렸다고 증언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중에 이미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살인 미수 혐의로 야마가미 테츠야(41)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총은 일반적인 총을 개조한 것으로 추정되며, 경찰이 현장에서 압수했다.

전직 해상자위대 출신인 용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어서 죽이려고 했지만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은 아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전 총리는 두 차례에 걸쳐 총 8년 9개월 총리로 재임한 일본의 역대 최장수 총리로, 집권 자민당 내 대표적 강경파 인사로 꼽힌다.

2006년 52세에 전후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가 1년 만에 조기 퇴진했지만 2012년 재집권에 성공해 '아베 1강'(强)이라고 불리는 독주 체제를 유지하다 2020년 9월 건강 문제를 이유로 사임했다.

퇴임 후에도 그는 후임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를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