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핵심 지역공약으로 내건 '국립 대구경북경제과학연구원' 설립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국비 2천470억원이 투입되는 국립 대구경북경제과학연구원의 기본 목표는 지역의 열악한 연구개발(R&D) 기능을 강화해 기업의 기술개발 역량을 키우고,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념 정립부터 역할 설정까지 연구원 설립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10일 대구시에 따르면 윤 대통령 공약 이후 대구시를 비롯해 기업지원기관, 지역대학 등이 워킹그룹 격인 설립추진단을 구성해 추진 방향과 내용 등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8일 홍석준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달서갑) 주최로 설립 전략 간담회가 열리는 등 논의를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연구원 설립 논의를 시작하는 상황에서 풀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우선 기관의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 명칭에 '국립'과 '대구경북'이 함께 들어가는 탓에 연구원이 지역종합연구소 모델로 갈 것인지, 특정 산업분야의 정책거점기관으로 갈 것인지부터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연구원 측은 후자의 방향이 적절하다고 봤다. 대구경북연구원 관계자는 "대구경북경제과학연구원은 단순하게 지역산업을 묶어서 총괄·관리한다는 개념보다는 특정 아이템을 맡아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예를 들어 지역에 충분한 인프라가 있고 잘할 수 있는 IT를 중점 분야로 설정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두 번째는 기능 설정 문제다. 대구경북경제과학연구원이 경제와 과학을 모두 아우르는 국립 거점기관으로 간다면 기존 기관과의 중복 문제가 대두할 수 있다. 이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대한민국의 경제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국가 과학기술 관련 연구개발 기획과 평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업계 관계자는 "연구원이 경제와 과학을 아우르려면 KDI와 KISTEP과 기능 중복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연구원이 지역 중심으로 간다고 해도 하나의 기관에 '대구경북'과 '경제과학'이란 카테고리를 모두 담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칭에서 대구경북을 빼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산적한 과제에도 연구원 설립 추진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만 한다면 지역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명확해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의 워킹그룹 형태를 벗어나 공식적인 조직위원회를 만들어 국가 용역 반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갈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경북경제과학연구원이 어떤 정체성을 갖고 추진해야 할지는 아직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지금까지 시도한 적이 없는 모델인 만큼 성공한다면 지역에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사전타당성 용역 반영을 위해서는 중앙부처를 설득할 수 있는 더욱 구체적인 논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