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삶의 면면에 대한 성찰과 환기, 치유…수성아트오디세이 ‘시간의 피부전’

23일까지 소나무갤러리

김미련 작.
김미련 작.

수성아트피아가 지역 갤러리와 협업을 통해 선보이는 기획전시 '수성아트오디세이'의 마지막 시리즈를 열고 있다.

소나무갤러리(대구 수성구 지범로 17길 86)에서 열린 '시간의 피부전'에는 김미련, 손영득, 오정향 작가가 참여해 영상설치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미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기록한 사진과 자화상 조각, 영상을 설치한다. 그는 "몸에 생긴 악성 종양을 치료하면서 비로소 내 몸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몸이 숨 쉬는 곳, 몸이 쉬는 영토와 정신에 대해 바라본다. 모든걸 멈추고 오롯이 몸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모습을 기록한 사진들을 좌대 높이만큼 쌓아올려 사포로 갈아낸 작품은 몸이 어떻게 여러겹의 관계 속에서 충만하게 실존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담겼다. 작가는 "매일의 시간이 쌓인 것을 갈아내면서 나의 시간을 성찰했다. 시간의 물(物)화인 셈"이라고 했다.

김 작가는 독일 뒤셀도르프국립미대 학·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경북대 디지털미디어아트 박사를 수료한 뒤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작가들이 참여해 전방위적 예술행동을 실천하는 그룹 '로컬포스트' 대표를 맡고 있다.

손영득 작.
손영득 작.

계명문화대 교수이자 애니메이션 감독, 미디어아티스트인 손영득 작가는 '불안과 안정 사이'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이 직접 외발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작품을 감상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다. 외발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스크린에 대구의 역사를 담은 애니메이션이 펼쳐진다. 시민들이 변화시켜온 대구의 모습들이 구현되는 한편, 자전거가 하늘에 날아다니거나 기차가 공중을 가로지르는 초현실적인 화면 구성은 꿈 속을 유영하는 듯한 느낌도 준다.

외발 자전거는 작품 제목처럼 불안과 안정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필연적으로 움직여야하는 특성을 보여준다. 안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오정향 작.
오정향 작.

오정향 작가는 '기록된 기억'이라는 영상과 함께 3D 홀로그램 설치작품 '기억 단추'를 전시한다. 그의 작품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변화를 거듭하는 도시의 공간을 기록한다. 익숙한 듯 낯설고, 낯설지만 익숙한 풍경에 대한 기억을 자신만의 감정과 느낌을 더해 재창조해낸다. 관람객들도 작품 속 풍경을 통해 잊혀져가는 공간에 대한 자신만의 기억을 소환해보는 기회가 된다.

서영옥 수성아트피아 전시기획팀장은 "시간은 곧 삶이며, 살아서 느낄 수 있는 단위이자 개념"이라며 '개인적인 서사부터 도시공간에 대한 기억에 이르기까지, 예술가의 눈으로 본 삶의 면면, 즉 성찰과 환기, 기억, 치유를 공감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23일까지. 053-668-1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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