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법원 당무 개입 못 한다"…이준석 제 발등 찍었나

강용석 4월 복당 불허 가처분 신청 때 발언 부메랑 될 위기
가처분 신청하면 '자기 부정'…모든 시나리오 놓고 검토 중
대표직무 사실상 정지 시각
김기현 "이유 막론 선당후사"…홍준표 "사법적 절차에 집중"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첫 고위 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이날 여당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한기호 사무총장, 성일종 정책위의장,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첫 고위 당정 협의회에 참석해 있다. 이날 여당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한기호 사무총장, 성일종 정책위의장,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결정을 두고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 중이지만 자신의 과거 발언 때문에 스스로 함정에 빠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지난 4월 강용석 변호사가 자신의 입당을 불허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를 상대로 효력 정지 신청을 냈을 때 '법원이 당무에 개입할 수 없다'며 가처분 신청이 의미 없음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당 내의 자체적인 판단이기 때문에 법원이 개입해 (정당의) 결과를 바꾸고 이런 경우는 없다"며 "제가 그때 (바른미래당 시절) 손학규 대표랑 싸울 때 이런 거 소송 많이 걸어봤다. 그런데 이게 못 이긴다"고 단언했다.

당무 결정에 대해 강 변호사가 법원에 신청한 효력 정치 가처분에 대해서는 '못 이긴다'고 그어 놓고 이제 와서 본인이 당무(중앙당 윤리위원회 결정)에 반발해 같은 신청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 이 대표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징계 당일부터 매일 변호사 등 참모진과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이렇다 할 법적 대응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펼쳐놓고, 당헌·당규 해석과 가처분 신청 여부 등을 염두에 둔 법리 검토 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나 마땅한 출구는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대표로서의 직무는 사실상 정지된 것으로 보고 있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 측은 아직 직무가 정지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당내 여론은 윤리위 결정 즉시 직무가 정지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특히 일부 지도부 인사들조차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의 전환 준비를 마친 듯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외부의 조력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여건은 악화일로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김기현 의원 등 일부 중진들과 '이준석을 좋아 한다'던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저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당 대표로서 개인의 과거 문제로 촉발된 혼란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지도자의 도리"라며 "지금은 선당후사의 각오로 국민과 당을 먼저 생각할 때"라고 이 대표의 퇴진을 촉구했다.

전날에는 홍 시장이 SNS를 통해 "바른미래당 시절 대 선배이신 손학규 대표를 밀어내기 위해 그 얼마나 모진 말씀들을 쏟아냈냐. 업보라고 생각하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 당하는 것은 약과라고 생각하시고, 차분히 사태를 정리하시고 누명 벗기 위한 사법적 절차에만 집중하시라"며 "좀 더 성숙해져서 돌아오라. 세월 참 많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안팎으로 난항이지만 실낱같은 희망은 있다. 여론전에서 승리하고 경찰조사에서도 의혹을 벗는다면 가까스로 기사회생은 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 대표 지지층이 책임당원에 가입할 경우 차기 전당대회에서도 다시 한 번 파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베제할 수 없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희망 섞인 관측일 뿐 당장 발 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 하는 이 대표로서는 작금의 상황이 여간 녹록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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