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모(51) 씨는 지난 5월 튀김 1개 가격을 700원에서 1천원으로 올렸다. 떡볶이와 순대 1인분 가격은 3천원에서 3천500원으로 인상했다. 밀가루 10kg는 작년 초 1만3천원에서 최근 1만5천원에, 밀떡 2kg는 4천원에서 5천원에 순대 2kg는 6천원에서 8천원에 납품받고 있어서다. 이 씨는 "업소용 식용유 18ℓ는 3만원에서 7만원까지 올랐고, 분식을 조리할 때 사용하는 LPG(액화석유가스) 20kg는 3만원대에서 5만5천원대까지 뛰었다"고 했다.
6월 전기요금은 전달보다 10만원 더 나왔다고 했다. 이 씨는 "상황이 이런데 가격을 안 올릴 수가 있느냐"라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사람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분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장사에 꼭 필요한 식자재, 전기·가스 등 비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이 음식 메뉴를 인상하고 있다. 실제 11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지역 대표 외식품목 8개 평균 가격은 작년 같은 달 대비 7%가량 올랐다.
냉면과 자장면이 각각 15.1%(8천833원→1만167원), 14.5%(5천167원→5천917원) 뛰었고, 김치찌개 백반과 김밥은 각각 9.0%(6천500원→7천83원), 8.7%(2천300원→2천500원) 올랐다. 요즘 들어 '금겹살'이라고 불리는 삼겹살(200g)은 1만3천214원에서 1만4천265원으로 8.0% 상승했다. 반월당·수성못·두류공원 등 유동인구가 높은 상권은 임대료가 비싼 탓에 외식 가격 상승률이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영업자들은 일제히 "올리고 싶어서 올리는 게 아니다"라고 항변한다. 달서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배모(48) 씨는 "시금치·김치·생선조림 등 12첩 반상에 들어가는 재료가 하나도 빠짐없이 다 올랐다"며 "가격을 갑작스레 올리면 고객들의 반감이 커져 동네장사는 오히려 매출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나는 걸 알면서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런 까닭에 최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음식의 양 등을 줄여 단가를 낮추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 유행하기도 한다. 가령, 김밥을 포장했을 때 따로 요청하지 않으면 단무지나 일회용 젓가락을 주지 않거나, 식당에서 밑반찬을 가져다 먹을 수 있는 '셀프존'을 없애는 식이다. 취업준비생 박재현(27) 씨는 "평소 '1인 1닭'을 하지 못했는데 최근에는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치킨을 주문하면 양이 정말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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