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윤 대통령, 매일 ‘도어스테핑’ 대신 월 1회 ‘준비된 대화’ 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11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시도는 기자들과 편하게 대화하면서 국민 목소리를 듣고, 국정 철학을 직접 알린다는 점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만했다. 하지만 도어스테핑에서 윤 대통령이 보여준 태도는 논란이 됐다. 지난주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기자의 물음에 윤 대통령은 "별로 의미 없다"고 말했고, 인사 논란에 대해서도 "전 정부와 비교해 보라"고 답해 논란을 자초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일방적 인사와 고물가·고환율 등 경제위기 속에서 민생을 적극적으로 챙기지 않는 모습에서 기인한다는 평가가 많다. 사실 취임 두 달 된 정부가 고물가·고환율 등에 뾰족한 대책을 내놓기는 어렵다. 인사 논란도 마찬가지다. 비판하는 쪽에서는 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장관 임명과 후보자 4명의 낙마를 집중 거론하지만, 청문회가 열리지 못한 것은 국회가 원 구성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4명의 낙마 역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비판인 면도 있다. 만약 임명을 강행했다면 '불통'이라는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대통령의 태도'에서 기인했다고 봐야 한다. 대통령이 기자와 나누는 문답은 그것이 비록 출근길 '즉문즉답'식 기자회견이라고 하더라도 '국민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태도와 표현은 정제되어야 하고, 내용은 국정의 큰 방향과 일치해야 한다. 인사 논란과 관련해서도 "전 정부와 비교해 보라"고 말하는 대신 "노력했으나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면이 있다"고 답했다면 국민 반응은 달랐을 것이다.

윤 정부는 '국민과 대화' 방식을 점검해야 한다. 매일 아침 정제되지 않은 짧은 문답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월 1회 정도 그달 현안에 대해 기자들과 '차담회'를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매일 아침 즉문즉답보다 1개월에 한 번 '준비된 생각'을 밝히는 것이 더 진솔한 '소통'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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