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한울 3·4호기 위협" 죽변 비상활주로 폐쇄 청신호

실사용 않지만 폐쇄 못해와…지역 발전에 큰 걸림돌 작용

죽변비상활주로. 매일신문DB
죽변비상활주로. 매일신문DB

경북 울진의 숙원사업인 죽변면 비상활주로 폐쇄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가 신한울 3, 4호기를 2024년 조기 착공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원전 안전 위협시설인 비상활주로를 폐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울원전은 중심 반경 18.5㎞에 걸쳐 비행금지구역 및 위험구역으로 설정돼 있는데 비상활주로는 이곳에서 불과 2.6㎞ 떨어져 있다.

주민들은 비상활주로 폐쇄를 위해 지난해 6월 서명운동을 벌여 8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국민권익위원회에 전달하고 국방부에도 문제 해결을 건의했지만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 움직임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졌다.

울진군과 울진범군민대책위원회 등 관계자들은 지난 6월 23, 28일 두 차례에 걸쳐 국민권익위원회와 정부합동민원센터를 잇따라 방문해 조정 협의를 가지면서 실마리가 풀렸다. 여기다 정부의 신한울 3, 4호기 조기 착공 방침으로 탄력을 받게 됐다.

비상활주로 폐쇄 후 이전 대상지로는 울진공항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비행훈련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울진공항의 활주로 길이가 비상활주로보다 300여m 정도 짧지만 이를 확장하고 그 비용은 한국수력원자력이 부담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폐쇄 후에는 한수원과 울진군이 협의해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1978년 옛 7번 국도에 조성된 죽변 비상활주로는 길이 2천800m, 폭 47.5m 규모로 공군 제18전투비행단이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 인근에 새 국도가 건설돼 차량 통행이 금지됐고, 이후 폐쇄 논의가 진행됐지만 이전 비용 부담을 검토해 온 국방부 등의 미온적인 태도로 답보 상태였다.

특히 비상활주로가 생긴 뒤 실제로 비상 이·착륙이 실시된 것은 네 번에 불과할 정도로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죽변 지역 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비상활주로 폐쇄에 앞장서 온 장유덕 울진군의원은 "각계의 노력으로 비상활주로 폐쇄가 가시화 돼 죽변개발이 가능해져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