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온다습에 취약한 대구도시철도 3호선, 올해는 무사할까…'혹서기 특별점검' 必

지난해 7월 절연장치 파손 운행 중단…·2018년 7월에는 태풍으로 멈춰

12일 오전 2시쯤 대구도시철도공사 점검팀이 3호선 용지역에서 혹서기 전차선 특별점검을 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제공
12일 오전 2시쯤 대구도시철도공사 점검팀이 3호선 용지역에서 혹서기 전차선 특별점검을 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제공

지난해 7월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용지역에서 운행을 중단했다. '절연장치' 파손 때문이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고온·다습에 취약한 절연장치의 특성에 열차가 지나갈 때 생기는 충격하중이 더해져 파손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여름에도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면서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전차선 특별점검에 나섰다. 혹서기에 발생할 수 있는 '절연장치 파손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 6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점검을 통해 절연 장치 손상 여부와 전차선 마모 등을 세세하게 검사한다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사고가 발생한 용지역은 회차 구간이라 다른 역들에 비해 열차 이동이 잦고 전차선의 구조가 복잡하다. 3호선의 회차 구간은 용지역과 칠곡경대병원역, 달성공원역(비상 회차구간) 등 3곳이다. 공사는 이 3개 역을 대상으로 정밀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3호선은 외부환경에 그대로 노출된 구조 특성상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도자기 재질의 절연장치는 고온·다습한 환경에 취약하기 때문에 여름철 관리가 중요하다. 이세희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는 "절연장치에 전류가 흐르면 장치 자체의 온도가 올라간다"며 "여름철 더위와 흐르는 전류로 인해 높아진 절연장치의 온도가 중첩된다면 파괴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호선은 여름철 태풍에도 취약하다. 지난 2018년 7월 발생한 태풍으로 전원공급장치가 고장 나 열차 운행을 중단한 사례가 있다. 공사 관계자는 "절연장치뿐만 아니라 3호선 자체가 외부환경에 노출돼 있어 유지·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유사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게 철저하게 점검하고, 결과에 따라 적절한 후속조치도 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꾸준한 점검을 통해 절연장치와 같은 소모품을 적절한 시기에 교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절연장치와 같은 소모품의 특성상 환경적인 변수로 인해 정해진 유효기간보다 빠르게 소모될 수 있다"며 "교체주기를 앞당기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절연장치='지지애자'라고도 불리며, 전차선로를 절연하고 고정하는 장치. 전동차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차선로가 전동차에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교각 등 다른 물체로 전력이 흐르지 않게 절연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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