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홍준표호(號)의 출범으로 대구 문화 열차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예고된 점화이면서도 경제, 산업, 문화, 공공기관 등으로 이동하는 발화(發話) 속도가 메가톤급이다.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통해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개혁 신호들로 '기대'와 함께 정치적인 '이슈'만 터져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반응도 있고 속도조절론도 들린다.
문화예술계 통폐합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다. 문화예술 6개 출연기관을 흡수하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설립을 앞두고 3개 주요 문화 기관 대표들은 사표(辭表)를 표명하면서 홍준표 시장의 '대구 50년 문화 미래 플랜'에 탑승했다. 결단(決斷)에 박수를 보낸다. 혁신과 변화가 있어야 세계 문화도시로 진입할 수 있다고 주장해 온 입장에서 변화의 혁신의 차고지를 출발한 문화 열차 속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대구만큼 문화, 축제 이벤트, 공연, 뮤지컬, 연극 등 문화의 다양성이 공존하는 도시도 없다. '치맥페스티벌'을 성공시켰고 포크, 뮤지컬, 연극, 오페라 등 우수한 축제와 공연문화를 정착시켰다. 대구문화재단이 출범하고 구별 문화재단이 연이어 시동을 걸면서 대구 문화가 변화된 효과들을 맛봤고 문화다양성을 갖추는 데도 성공했다.
문제는 축제와 문화로 대구를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에든버러 같은 대형 축제 브랜드가 없었다는 점이다. 문화 다양성 성장 속도에는 높은 점수가 따르면서도 선택과 집중의 동력이 약했다. 대표적인 공연, 뮤지컬 축제들도 그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축제와 공연 문화가 산발적으로 개최되면서 대구문화공연 축제 브랜드를 관통하는 문화정책 방향이 육성에만 집중해 이루어진 탓이다. 지원과 육성이라는 단물을 뿌리며 달려온 효과는 문화공연 축제의 다양성으로 성장이 멈추어 버린 것이다. 문화 마트는 우수하게 형성되어 있으면서도 '대구문화특산물'을 판매하는 '대형 문화마트'가 없었다는 점이다.
대구시는 대구의 14개 대표 축제가 기능별·시기별로 통합돼 봄·가을 두 차례 집중 개최라는 신박한 아이디어를 냈다. 제안하고 싶었던 방향이다. 이러한 실험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축제를 묶는 장점이 있다. 도시 전체가 봄·가을 시즌별로 장르를 포괄하는 다양한 축제를 경험할 수 있다. 대형 문화마트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는 연극, 오페라, 뮤지컬, 일반 축제 등을 한 시즌에 몰아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축제로 진입할 수 있는 외연 확장은 보너스다. 공연 축제는 소비를 설득하는 콘텐츠의 힘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출발 신호는 좋다.
문제는 시즌으로 묶어지는 축제에는 '브랜드 콘셉트'와 대구문화상품의 차별화된 가치로 전달할 수 있는 포지셔닝(positioning)의 방향성이 기초이면서도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수장(首長)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구 문화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전문가여야 하고, 단계부터 전문가들의 조언과 방향을 경청해야 한다. 낙하산 인사는 문화계 구조조정이라는 칼바람에 '문화 특별시 대구'라는 브랜드를 지켜온 전문가의 아름다운 퇴진이 안타까운 퇴진 우려로 현실화할 수도 있다.
홍준표 시장의 대구 문화 열차가 종착역으로 진입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파워풀한 색과 감각을 만들어낼 수 없는 거물 정치인으로 각인되고 파격적인 문화정책이 부재(不在)해 보이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설립이 '오마주'될 것이다. 대구 문화의 교통정리 신호보다 변화와 미래를 위한 혁신이 간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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