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대학들, 해외로 활동 폭 넓혀 '글로벌 인재' 키운다

계명대, 미국 연구소 학생 현장실습, 중국과는 공동학위 운영
영남대, 아프리카 1호 새마을학과 추진, 미국 건축 분야 교류
대구한의대, 우즈벡·몽골 학생 교류, 러시아 화장품 진출

계명대 산학인재원에서 선발한 재학생 5명이 미국 퀄컴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현장실습프로그램에 파견됐다. 계명대 제공
계명대 산학인재원에서 선발한 재학생 5명이 미국 퀄컴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현장실습프로그램에 파견됐다. 계명대 제공

지역대학들이 세계로 활동을 넓히고 있다. 코로나19로 움츠렸던 해외 현장실습과 교류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가까운 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세계 곳곳으로 진출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인 아프리카 국가에도 대학의 교육역량을 전파하는 등 글로벌 인재를 키우고 있다.

◆계명대, 미국 연구소·중국 공동학위

계명대 학생들은 지역을 벗어나 미국으로 현장실습을 떠났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해외연수를 재개한 계명대 산학인재원은 세계적인 통신 칩 제조사인 미국의 퀄컴 연구소(QI)에서 실시하는 현장실습에 학생 5명을 파견했다.

이번 현장실습은 이달 13일부터 내달 18일까지 5주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고캠퍼스 내 퀄컴 연구소에서 진행된다. 참여 학생들은 관련 전공 성적과 업무 능력, 어학 능력 등의 평가와 면접을 거쳐 선발됐다.

현장실습의 핵심은 인공지능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현지 연구소에서 수행하는 프로젝트에 실제 연구원으로서 인공지능과 관련된 전문화된 프로젝트를 경험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전문적인 기술과 빅데이터 수집 및 분석, 모델링, 시각화 등을 학습하게 된다. 매주 자신이 수행한 업무를 발표하고 피드백을 받음으로써 현장 감각을 익힌다.

출국에 앞서 5차례에 걸쳐 사전에 심화 교육을 받았다. 미국 국적의 버틀러 티모시 계명대 교수로부터 입국심사와 에티켓,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 비즈니스 매너와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했다.

QI 글로벌 현장실습은 2015년 첫해에 15명을 시작으로 2019년까지 모두 85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64명(75.3%)이 취업 또는 대학원 진학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계명대 성서캠퍼스 정문
계명대 성서캠퍼스 정문

이와 함께 계명대는 오는 9월부터 중국 장춘대학에 계명학원을 설치한다. 앞서 중국 교육부로부터 중외합작판학 기구(中外合作办学机构) 승인을 받았다. 중외합작판학은 교육과 연구 역량이 우수한 중국 대학과 외국대학이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제도다.

계명대는 국내 대학 중 2013년 울산대가 첫 승인을 받은 후 10년 만에 추가 승인을 받은 것. 이에 따라 현지에 계명학원을 설치하고, 자동차시스템공학전공과 식품가공학전공, 전기에너지공학전공 등 3개 전공 학부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한다.

오는 9월부터 300명의 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4학년까지 모두 1천200명의 학생이 장춘대 계명학원에 재학하게 된다. 학생들은 중국 현지에서 2년 동안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한국에 와서 2년을 더 공부하고 두 대학의 복수 학위를 받는다.

영남대와 에티오피아 웨라베대가 새마을경제개발학과 설립 및 새마을운동연구센터 개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영남대 제공
영남대와 에티오피아 웨라베대가 새마을경제개발학과 설립 및 새마을운동연구센터 개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영남대 제공

◆영남대, 아프리카 새마을학 전수·미국 건축 교류

영남대는 '새마을학'이라는 특화된 분야를 앞세워 아프리카에 1호 새마을학과 설립에 나섰다. 이를 위해 영남대와 에티오피아 웨라베대학교(Werabe University)는 지난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웨라베대의 토우픽 제말 알리 총장을 비롯해 에티오피아 남부국가민족주 여당 지역위원장과 주지사 최고 고문, 농업국 공무원, NGO 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이를 통해 새마을경제개발학과 설립과 새마을운동연구센터 개소를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필리핀과 캄보디아 현지 대학에 새마을경제개발학과가 설립돼 운영 중이며, 웨라베대 새마을경제개발학과가 설립된다면 아프리카에서 처음이 된다. 올해 초 웨라베대 측이 영남대에 새마을운동과 새마을학을 전수해달라는 요청이 현실화된 것이다. 웨라베대는 재학생 8천여 명 규모의 4년제 국립종합대학으로 2016년 설립됐다.

알리 웨라베대 총장은 "에티오피아 현지의 새마을운동 성공을 위해 새마을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 영남대가 축적한 교육·연구 성과물과 노하우를 전수해 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이에 최외출 영남대 총장은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웨라베대 새마을경제개발학과가 설립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체계적인 교육과정 정립과 운영을 위해 웨라베대 현지 교수 요원을 양성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국가 중 새마을운동 도입과 현지화에 가장 적극적이다. 또 잠비아에서도 현지 새마을학과 설립에도 나서고 있다. 잠비아 대사관 측은 영남대에 새마을학과 설립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영남대 건축학부가 미국 시라큐즈대학교 건축대학과 국제 교류 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영남대 제공
영남대 건축학부가 미국 시라큐즈대학교 건축대학과 국제 교류 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영남대 제공

이외에도 영남대 건축학부는 미국 시라큐즈대 건축대학과의 국제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교수와 연구자, 학생 등 인적 교류와 국제 공동 교육·연구 활동 등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세계적 수준의 건축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서다.

두 대학은 ▷교수·연구자 교환 프로그램 운영 ▷학부·대학원생 교환 프로그램 운영 ▷연구·교육·심포지움 개최 등을 위해 역량을 모으기로 약속했다.

시라큐즈대는 1870년에 개교한 미국 뉴욕 주의 명문 사립대학이다. 노벨상, 필즈상, 퓰리처상 등 다수의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건축학을 비롯해 경영, 행정, 공공정치학 분야에서 명문대학으로 꼽힌다.

대구한의대 교환학생 대표단이 파견 가기 전 단체기념 촬영을 했다. 대구한의대 제공
대구한의대 교환학생 대표단이 파견 가기 전 단체기념 촬영을 했다. 대구한의대 제공

◆대구한의대, 우즈벡·몽골 학생 교류

대구한의대는 최근 우즈베키스탄 부하라국립의과대와 몽골 모노스약학대에 계절학기 한의학 교환학생을 파견했다. 한의예과와 한의학과 등 한의과대학 재학생으로 구성된 이번 교환학생 대표단은 부하라국립의과대에 7명, 모노스약학대에 21명이 각각 파견됐다.

교환학생들은 파견 국가의 대학에서 그 나라의 전통의학 관련 정규 교과목 수업을 듣고 다양한 실습을 하며 외국 전통의학에 대한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교과 활동뿐만 아니라 각국의 언어교육, 전통요리 실습 등 비교과 활동을 통해 파견 나라의 문화를 직접 체험한다.

아울러, 몽골약학대학 전통의학과 재학생, 몽골민족대학 의과대학 재학생 등은 교환학생 자격으로 대구한의대를 방문한다.

대구한의대는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단기 계절학기 한의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우즈베키스탄, 몽골을 기점으로 향후 미국과 유럽, 중국, 베트남, 등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재학생의 해외 진출은 물론 다른 나라의 전통의학 전공자가 대구한의대로 모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대구한의대는 기술과 제품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학내 기술지주회사의 지회사인 ㈜리클레어는 러시아를 비롯해 러시아 인근 국가로의 화장품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주)리클레어는 코스메틱 전문 제조업체로, 지난해 10월 대구한의대의 기술투자로 설립됐다. 같은 해 11월 연구개발특구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연구소기업으로 등록됐다.

리클레어와 러시아의 'DARI PARTNERS'는 지난해 12월부터 러시아 현지에서 체험단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인의 피부에 맞춘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주)리클레어 이유진 대표이사는 "최근 러시아 전쟁 이슈로 인해 매우 현지 사정이 좋지 않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 러시아 화장품 시장에 진입하려 한다"며 "러시아 바이어 측에서도 큰 기대를 하는 상황이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에 대한 마케팅과 제품 판매에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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