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은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서 유대인 600만 명을 살해한 나치 전범들을 '반인륜 범죄'(Crimes Against Humanity)로 처벌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이 저지른 반인륜 범죄도 나치 전범들 못지않았다. 얄타회담에서 2차 대전 중 독일 점령 지역으로 끌려온 소련군 포로를 비롯한 모든 소련 국민을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본국으로 송환한다는 스탈린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다. 영국이 이를 주도했다.
이 '더러운' 합의에 따라 1945~1947년 227만2천여 명을 비롯해 1953년까지 545만7천856명이 소련에 송환됐다.('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 리처드 오버리) 이들의 운명은 가혹했다. 20%가 처형되거나 최고 25년의 강제노동수용소 형에 처해졌다. 이를 모면한 사람의 운명도 비참했다. '사회 위험 분자'로 의심받으며 평생을 곤궁하게 살아야 했다.
영국은 그럴 것임을 알고 있었으나 전쟁이 끝나기도 전인 1944년 9월 4일 전시 내각에서 스탈린의 요구를 수용키로 결정했다. 연합군 점령 지역에 있는 500여만 명의 소련 국민을 먹이고 입히고 돌보는 짐을 지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 결정의 더 큰 도덕적 타락은 '본국 송환'을 적용할 수 없는 코사크인들을 소련에 넘겨줬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1917년 공산 혁명 후 러시아를 떠나 '소련 국민'이었던 적이 없었다. 1945년 6월 5만여 명의 코사크인들이 영국에 투항해 오스트리아 남부에 머물고 있었는데 영국군은 저항하면 구타하거나 총검으로 위협해 소련군에게 데려갔다. 이 과정에서 일부가 영국군에게 사살되거나 칼로 자기 목을 긋거나 강에 투신했으며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18일 공개된 탈북 어민 강제 북송 동영상은 이런 사실(史實)을 떠올리게 한다. 동영상에서 판문점 군사분계선(MDL) 너머 대기 중인 북한군을 본 어민은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고, 이내 '쿵쿵' 소리가 날 정도로 바닥에 머리를 수차례 찧었다. 이어 이 어민은 호송 인력에 둘러싸여 무릎을 꿇은 채 기어가듯 앞으로 끌려가 북한군에게 넘겨졌다.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강제 북송 이유로 탈북 어민이 '귀순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동영상은 그게 강제 북송이란 '반인륜 범죄'를 감추려는 거짓말임을 폭로한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