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망했던 이유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꼽히는 것이 사색당파다. "너는 잘못됐다, 내가 옳다"고 주장하므로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것은 결국 연합이 아닌 분열로 이어지게 된다. 시대가 한참 흘렀지만 이런 모습은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럴 때 '박상길과 박서방' 이야기가 생각난다. 박상길이라는 나이 지긋한 백정이 장터에서 푸줏간을 하고 있었다. 하루는 양반 두 사람이 고기를 사러 왔는데 그 중 자신이 양반이라고 거드름을 피우는 자가 나이 지긋한 백정에게 "얘, 상길아, 고기 한 근 다오"라고 말하자, 박상길은 "그러지요"하며 솜씨 좋게 칼로 고기를 베어 주었다.
그런데 함께 온 또 다른 양반은 상대가 비록 천한 백정의 신분이긴 하지만 나이 든 사람에게 말을 함부로 하기가 거북스러워 "박서방, 여기 고기 한 근 주시게"라고 배려했다. 그러자 박상길은 "예 고맙습니다"라고 기분 좋게 대답하며 고기를 잘라 주었다.
그런데 먼저 고기를 산 양반이 가만히 보니 자기가 받은 고기보다 나중에 산 양반의 고기가 갑절은 더 되어 보이는 것이었다. 이를 본 양반이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며 "야, 이놈아, 같은 고기 한 근인데 어째서 이 사람 것은 크고 내 것은 요렇게 작으냐?"하고 따지자, 박상길이 기가 막힌 대답을 했다. "네, 그야 손님 고기는 상길이가 자른 것이고, 이 어른 고기는 박서방이 잘랐으니 다를 수밖에요."
시대가 변하고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사람은 다 존중받고 싶고 배려받고 싶은 마음을 가졌다는 것이다. 아무리 가난하고 배운 것이 없어도, 신분이 낮아도, 존중받고 배려받고 싶은 마음을 가진 것은 나이 많은 백성 박상길이나 우리나 다 똑같다.
예수님께서도 마태복음 7장 12절에서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라고 가르쳐 주셨다. 남의 말에 대해 존중하고 남의 일과 행동에 대해 배려해주지 않으면서, 내가 남에게 존중받고 배려받고자 하는 것은 한 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우리 속담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는 말처럼 남에게 곱게 말하지 않으면 남도 나에게 곱게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신의 가는 말은 생각하지 않고 오는 말만 생각한다.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7장 3절에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상대의 작은 티만 보지 말고 나의 큰 들보를 먼저 깨닫고 뽑는다면, 상대가 변화되기를 바라기보다는 먼저 내가 변화된다면, 우리는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리라고 믿는다.
우리나라, 사회, 공동체, 가정이 행복하게 사는 길은 무엇인가 큰 것이 바뀌고 변화되어야만 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작은 말과 행동에서부터 조금씩 만들어질 것이다. 당신은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나부터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작은 말과 행동부터 시작해보자. 내 주변이 어떻게 변화되고 바뀌는지 실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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