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두 달째 "경기둔화 우려"

기재부, 그린북 7월호 발간
"물가상승 확대… 수출회복 제약"

먹거리 물가 오름세가 지속 중인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대외 여건 악화 등으로 두달 연속 경기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내수는 완만한 속도로 개선되고 있으나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고 수출 회복세 제약도 우려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대외여건 악화 지속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고 향후 수출회복세 제약 등 경기둔화가 우려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경기둔화 우려를 밝힌 데 이어 이달에도 비슷한 진단을 내린 것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0% 상승해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았다.

농산물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고 석유류 등의 오름세가 커진 데 따른 결과다.

석유류·농산물 등을 제외한 근원물가지수도 4.4% 올라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확산하는 모습이었다.

5월 소매 판매의 경우 전월보다 준내구재(-1.2%), 비내구재(-0.3%) 등이 감소하며 3개월 연속 줄었다.

수출의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 6월 수출액은 1년 전보다 5.2% 증가하는 데 그쳐 16개월 만에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반면 수입은 같은 기간 19.4% 증가해 무역적자 폭이 커졌다.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는 103억달러 적자를 기록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였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중국의 성장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되고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이 더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방역 조치 해제 등의 영향으로 5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1.1% 증가하는 등 대면 업종 위주로 개선되는 양상이다.

전월보다 광공업(0.1%), 건설업(5.9%) 등도 개선되며 5월 전 산업생산은 같은 기간 0.8% 증가했다.

고용의 경우 6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84만1천명 증가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동행지수 등 국내 실물지표의 경우 전월보다 소폭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났으나 해외 측면에서 불안 요인들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 '경기둔화 우려'라는 스탠스(입장)를 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민생·물가안정을 위한 전방위적인 대응 강화와 함께 경기 대응·리스크 관리에 온 힘을 쏟겠다"며 "저성장 극복과 성장·복지 선순환을 위한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