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홍근 "朴 정부 권력 사유화로 탄핵" 새 정부에 경고장

박 민주당 원내대표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서 "검찰 출신 '문고리 육상시" 비판
잇따른 선거패배에 대해선 "오만했다" 반성하기도
양금희 "근거 없는 공작 발언" 반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출범한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은 새 정부의 국정 난맥상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경제위기, 인사파동, 영부인 리스크 등으로 국정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을 무력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진행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사적 채용, 측근 불공정 인사 등으로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시작부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 측근 비리는 정권뿐 아니라 나라의 불행까지 초래한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의 공적 시스템을 무력화한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박 원내대표는 "조용히 내조만 하겠다던 대통령의 부인이 대통령도 어쩌지 못하는 권력의 실세라는 말까지 나와서야 되겠느냐"고 김건희 여사의 '비선 수행' 논란까지 건드렸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과 검찰 출신에 편중된 인사 문제 등을 거론하며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문고리 삼인방'에 빗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이른바 검찰 출신 '문고리 육상시'에 장악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꼬집었다.

초대 국무위원 인사와 관련해서도 "법무부, 행정안전부, 국정원 등 권력기관 정점에 한동훈, 이상민, 조상준 등 핵심 측근을 임명했다"며 "대한민국을 마침내 검찰 공화국으로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여권의 집중공세를 펴고 있는 전 정부 대북정책 바로잡기 시도에 대해서도 '신 북풍 공작'이라고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치 보복성 기획 수사와 구시대적 종북몰이로는 국면 전환에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오히려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할 만큼의 더 큰 국민적 비판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향해 "국정 운영의 기본으로 돌아오라. 경제와 민생에 집중하라"며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은 경제와 민생을 제대로 챙기는 일이라면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잇따른 선거패배에 대해 "2017년 대선 이후 연이은 선거 승리, 특히 압도적인 총선 승리와 의석수에 취해 오만과 독선에 빠지지 않았는지 깊이 성찰한다"며 "철저히 반성하고 새롭게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박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원내대표가 대통령 탄핵을 경고했다. 169명의 거대 의석을 무기로 언제든 탄핵을 시킬 수 있다는 오만함을 느낀 것"이라며 "협치의 의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양금희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야당 원내대표가 실체도 근거도 없이 '문고리 육상시' 등을 운운하며 거짓 프레임 공작 발언을 하는 것은 비겁하고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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