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직립 보행을 시작한 현대 인류의 조상 호모 에렉투스는 서서히 북쪽으로 이동했다. 빙하기의 환경변화를 뚫고 아프리카를 벗어나 유럽 중부 산악지대까지, 아시아 쪽으로는 중국 황허강까지 나아갔다. 그 사이 우리의 조상인 원인(선사시대 초기 인류)은 이종교배를 거쳤고, 약 30만 년 전엔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했다. 고생물학자들은 9만~13만5천 년 전에 아프리카에 극심한 가뭄이 닥치면서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떠나 네안데르탈인이 거주하던 유럽에 도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호모 사피엔스는 경쟁자인 네안데르탈인보다 날렵하고 곧게 선 신체를 활용해 더 먼 곳에서 사냥과 채집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호모사피엔스는 경쟁자들을 앞섰고, 더 오래 살아남았다.
이처럼 인류는 이곳에서 저곳으로 꾸준히 이동해왔다. 누군가는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이동하는 게 '비정상'적이지 않냐고 물을 수 있지만,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차세대 글로벌 리더'이자 국제 관계 전문가인 지은이는 "이동은 기후 변화에 대한 오래된 대응이자 꼭 필요한 생물학적 원칙"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의 출발점도 바로 이 지점이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인구 불균형, 정치적 격변, 경제적 혼란, 기술적 파괴, 기후 변화 등의 요인으로 멀지 않은 미래에 대규모 이주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수십억 인구가 다른 지역으로 떠나게 된다는 것이다.
북아메리카와 아시아의 해안 지대는 침수되며 인구는 내륙으로 이동할 것이다.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서도 농지가 사막화되고 경제가 파탄 상태에 빠지면서 북쪽으로 이주하는 인구가 크게 증가할 것이다. 캐나다의 북극과 그린란드부터 러시아의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 스텝 지대에 이르기까지 이전에는 사람이 살지 않던 지역에 수십 개의 새로운 도시가 조성될 것이라는 게 지은이의 주장이다.
지은이는 이주를 21세기 인류의 생존 전략으로 바라보면서 어떤 지역이 버려지고 어떤 지역이 새로운 정착지가 될지, 어떤 나라가 이주를 받아들일지 등을 다양한 예를 들어 설명한다. 다음 단계 인류 문명의 모습이 흥미롭다. 448쪽, 1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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