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러분, 이 사과 좀 보세요" 라이브커머스 도전하는 포항 농부들

직접 지은 농사 현장과 특산물 선보이며 쇼핑호스트 변신
생산자-소비자 직접 소통하며 신뢰도 UP

포항시 북구 신광면의 희망농원에서 송정섭 씨가 자신이 키운 사과 등을 보여주며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방송 캡쳐
포항시 북구 신광면의 희망농원에서 송정섭 씨가 자신이 키운 사과 등을 보여주며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방송 캡쳐

지난 19일 경북 포항시 북구 신광면의 한 농장에서는 탐스러운 사과 등을 탁자에 차려두고 인터넷 방송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한쪽에 켜둔 스마트폰에는 벌써 수십명의 독자들이 들어와 채팅 글자가 쉴새 없이 올라간다.

이날 방송 크리에이터는 바로 이 농장의 주인인 송정섭(57) 씨. 떨리는 목소리에 아직 채팅을 읽거나 기계를 다루는 것도 서투르지만 밝은 웃음만은 여느 프로 방송인 못지 않다.

송씨는 자신이 직접 가꾼 농장을 자랑하고 이곳에서 재배한 사과즙 등을 판매했다. 아울러 맛있는 사과를 고르는 방법, 갈변을 방지하는 노하우 등 독자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하며 방송을 이어갔다.

10분 남짓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 송씨가 준비한 사과 등은 얼마지나지 않아 금새 판매완료됐다.

최근 포항지역의 농부들이 라이브커머스(Live Commerce)의 쇼핑호스트로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포항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19일 농산물 가공 교육 심화반 교육생의 농장 5곳을 방문해 생생한 농사현장을 카메라에 담고 라이브커머스 방송 실습을 진행했다.

최근 코로나19 등 비대면 쇼핑이 각광을 받으면서 포항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매주 화요일에 농산물가공농업인을 대상으로 라이브커머스 교육을 실시했다.

라이브커머스 교육에는 북구 흥해읍 '들뫼수제공방(수제과일젤리)', 북구 송라면 '까망아제네팜(오색미)', 북구 신광면 '희망농원(사과·미나리즙)' '박선녀한과(전통한과)', 북구 기북면 '오덕된장(전통장)' 등 8개 농가가 참여했다.

이번 현장교육은 농업인들이 직접 라이브방송을 켜고 소비자들과 소통하면서 판매뿐만 아니라 판매 후 고객 관리까지의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습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현장감과 생동감을 줄 수 있다는 라이브커머스의 장점에 착안해 고정된 배경이 아니라 농업인이 제품을 생산하는 현장을 실시간으로 보여준 것이 이번 라이브방송의 묘미였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호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시 관계자는 "최근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으로 농산물 유통시장에서도 라이브커머스의 역할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농업인의 새로운 판로 개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