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초등학생 아이가 개에 물려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후 사고견의 안락사가 중단된 가운데 한 동물보호단체가 해당 개를 인수해 보호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비글구조네트워크는 SNS에 임시 보호 중인 사고견의 사진과 함께 입장문을 올리고 "개를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사육하는 전문집단인 동물보호단체로서 해당 개를 비글구조네트워크가 인수할 수 있다면, 그 개를 법률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책임지고 안전하게 보호하겠다"고 요청했다.
이 단체는 "해당 사건의 이 개에 대한 처분에 대해 관계 기관인 검찰, 경찰, 그리고 울산시에 건의하고 호소한다"며 "개 한 마리를 죽인다고 개물림 사고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해당 개는 현재 통제 가능하고 안전한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소에 계류 중"이라며 "검찰의 판단대로 '해당 개가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재산에 위해를 줄 수 있는 (민법상)물건으로서 보관(보호) 자체가 대단히 위험한 물건인지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고, 비글구조네트워크는 검찰의 이러한 판단에 동의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해당 사고의 책임 소재에 대해 "개는 도덕적 인식이나 윤리적 기준을 자의적으로 가질 수 있는 지성적 주체가 아니므로 개에 대해 안락사라는 사회적 처벌은 합당하지 않다"며 "사회적 규범과 법률에 따라 이 개를 제대로 통제하고 관리하지 못한 견주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단체는 "해당 견주가 그동안 개를 묶어 키웠던 방법은 동물학대에 준하는 사육 방식"이라며 "목줄이 풀린 개가 얼마나 이 사회에 위험 상황을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마지막으로 "이 개를 희생시킨다 해서 인권의 가치와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또 다른 한 생명의 희생에 대해 부디 다시 한번 돌아봐 달라"며 "다시 한번 상상하지 못할 피해를 입은 초등학생과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충격과 상처에서 조속히 벗어나 아픈 기억 속에서 하루빨리 회복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울산시 울주군 한 아파트 단지 안을 돌아다니던 진도 믹스견이 8살 남자아이의 목 부위 등을 무는 사고가 발생했다.
A군은 이 사고로 목 등에 출혈이 발생하는 큰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에 15일 울산 울주경찰서는 사고견이 인명사고를 낼 우려가 크다고 보고 안락사 시행을 위한 압수물폐기 절차를 밟았으나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위험 발생 염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압수물폐기를 부결하면서 절차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다음은 비글구조협회 입장문 전문.
지난 7월 12일에 발생했던 울산시 울주군의 한 초등학생 개물림 사고는 한 어린아이가 감히 상상하지 못할 정신적 충격과 육체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만 해도 안타깝고 측은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특히 아이가 물린 목 등의 상처를 보았을 때 다 '내 자식' 같은 마음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는 심정, 몇만 번이고 헤아릴 수 있습니다.
당일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당일 즉시 해당 개에 대해 안락사 집행을 요청했고 그 절차가 진행 중이라 보도되었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여러 법리적 이유를 들어 현재 안락사 진행을 중단한 상태라 들었습니다.
그래서 해당 사건의 이 개에 대한 처분에 대해 관계 기관인 검찰, 경찰, 그리고 울산시에 건의하고 호소합니다.
이 개 한 마리를 죽인다고 개물림 사고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 개를 죽여 이 사건에 대한 합리적 해결점에 도달할 수 있다면 저희 동물권 단체들도 그 희생을 인정하겠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사회적 규범과 보편적 상식, 그리고 법률로 정한 사회적 약속을 지키며 살아가야 하고, 이를 범하거나 어겼을 경우 사회적 비난을 받고 또한 법률로 처벌을 받습니다.
하지만 개는 사회적 동물이 아닙니다. 개가 사람을 무는 행위는 개들에게는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문제입니다. 도덕적 인식이나 윤리적 기준을 자의적으로 가질 수 있는 지성적 주체가 아니므로 이러한 개에 대해 안락사라는 사회적 처벌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규범과 법률에 따라 이 개를 제대로 통제하고 관리하지 못한 견주에게 그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해당 견주가 그동안 개를 묶어 키웠던 방법은 동물학대에 준하는 사육방식이며, 목줄이 풀린 개가 얼마나 이 사회에 위험 상황을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입니다.
고로 줄을 몪어 사육을 하고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하여 이 사건을 초래한 견주에게만 법적 사회적 책임을 묻는 처벌이 합당하다 할 것입니다.
해당 개는 현재 통제 가능하고 안전한 지자체 유기동물보호소에 계류 중입니다. 검찰의 판단대로 '해당 개가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재산에 위해를 줄 수 있는 (민법상)물건으로서 보관(보호) 자체가 대단히 위험한 물건인지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고, 비글구조네트워크는 검찰의 이러한 판단에 동의하고 지지합니다.
개의 경우 평생을 짧은 줄에 묶여있다 그 목줄이 풀리면 어떠한 위험한 일이 발생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아직도 대한민국 곳곳에 일명 마당개를 묶어서 키우는 예가 허다하고, 특히 최근 들어 밭 지킴이 용도로 기둥이나 나무에 묶인 채 뜨거운 뙤약볕에 물과 사료도 없이 그 생명을 근근이 유지하며 살아가는 개도 많습니다. 이 줄이 풀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제2의 제3의 개물림 사고의 근본 원인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개 한 마리 죽인다고 그 어떠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없습니다.
요청합니다. 아니, 호소합니다.
개를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사육하는 전문집단인 동물보호단체로서 해당 개를 비글구조네트워크가 인수할 수 있다면, 그 개를 법률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책임지고 안전하게 보호하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안전이 담보될 때까지 필요기간 동안 사육공간에서의 이탈도 금하겠습니다. 그러니 이 개를 살려주십시오,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조건만 담보된다면 그 개를 굳이 죽이고 얻을 사회적 가치가 무엇입니까?.
우리는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고 지향합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인권을 넘어선 이념과 가치는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개를 희생시킨다 해서 인권의 가치와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 볼 수 없습니다. 또 다른 한 생명의 희생에 대해 부디 다시 한번 돌아봐 주십시오,
다시 한번 상상하지 못할 피해를 입은 초등학생과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충격과 상처에서 조속히 벗어나 아픈 기억 속에서 하루빨리 회복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하루빨리 완쾌되어 다시 가정의 행복을 되찾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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