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의 장기 파업 사태가 22일 노사 협상으로 타결됐다. 지난달 2일 파업에 돌입한 지 51일 만이다.
이에 따라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조합원은 파업을 마치고 현장으로 복귀한다. 31일간 이어진 1독(선박건조장)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점거 농성도 종료된다.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사는 이날 오후 4시쯤 "잠정 합의안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날에도 오전 8시부터 수차례 정회와 교섭 재개를 반복한 끝에 협상에 매듭을 지었다.
이날 노사는 올해 기준 임금 4.5% 인상과 설, 추석 등 명절 휴가비 50만원, 여름휴가비 4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다. 당초 노조가 요구했던 임금 30% 인상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청지회 측은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이 파업 기간 중 사측 손실액으로 추정한 6천여억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입장을 굽히지 않자 임금 인상 요구를 사실상 접었다.
하청업체 폐업으로 실직한 조합원의 고용승계 문제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하청지회는 이번 파업을 전후해 폐업하거나 폐업을 예고한 하청업체의 노동자를 다른 업체에서 고용할 것을 요구해왔다.
다만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민·형사상 면책' 부분은 추후 협상 과제로 남았다. 하청지회측은 지도부 임원이 민·형사 책임을 지고 조합원들에겐 피해가 가선 안된다는 입장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홍지욱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다시는 이런 목숨을 건 절박한 투쟁에 내몰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와 상하청 저임금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더 줄기차게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청지회 측은 교섭 타결에 이어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1번 독 반건조 선박에서 점거 농성 중인 근로자들을 병원으로 옮길 계획이다. 이후 농성을 해제하고, 생산 재개를 위한 복구 작업에 들어간다.
권수오 대우조선 사내 협력사 회장은 "잠정합의안 이후 노사상생을 위한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고 앞으로 생산을 멈추는 분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사상생 발전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하청노조는 지난달 2일부터 지난 5년 간 삭감된 임금 30% 회복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같은 달 22일부터는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 1도크(건조 공간)를 점거하며 선박을 물에 띄우는 진수작업을 방해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파업으로 6천억원 가량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금속노조는 잠정 합의안 도출 뒤 성명을 통해 "정부를 포함한 조선산업 원·하청 노사, 노동시민사회단체, 정당, 종교계 등에 범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며 "전국 모든 조선하청 노동자들의 저임금 구조를 개선하고 이들의 고용과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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