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병·해충과 유해성 미생물을 앞세운 기후변화의 습격에 대구경북 곳곳이 신음하고 있다. 폭염과 열대야가 부쩍 심해지면서 극심한 녹조가 해마다 반복되고, 아열대성 해충과 풍토병도 급격히 늘어나는 모양새다.
1일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낙동강 달성보 상류 500m에서 측정된 유해남조류 세포수는 34만8천349cells/㎖로 조류 경보 '경계'(1㎖당 1만~100만세포) 단계까지 치솟았다. 같은 날 구미보의 유해남조류 세포수까지 '경계' 단계로 악화하는 등 올 6월 이후 구미에서 대구까지 낙동강 중류 전체가 녹조로 뒤덮였다.
해마다 증감을 반복하던 녹조류는 올해 특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강정고령보 조류관찰지점의 평균 유해남조류 세포수는 8만5천732cells/㎖로 지난해 같은달 기록했던 2만8천140cells/㎖보다 3배 가까이 폭증했다.
낙동강 수질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4급수 지표종인 깔따구 유충까지 취수장 인근에서 발견되고 유해성 물질이 수돗물에서 검출되는 등 수질 악화에 대한 우려도 키우고 있다.
아열대 지방에서 서식하던 해충이 국내에서 발생하는 '돌발해충'의 습격도 예사롭지 않다. 올 여름에도 경주와 청송에서는 '열대거세미나방'이, 상주에서는 '미국선녀벌레'가 발견돼 방제 총력전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왕벚나무를 고사시키는 '벚나무사향하늘소'가 발견돼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기온이 봄부터 일찌감치 오르면서 모기나 진드기 등 유해 곤충의 활동 기간 역시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24일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다. 지난해보다 2주 정도 빨라진 시기다.
이 같은 병해충의 기승 이면에는 부쩍 길어지고 뜨거워지는 더위가 도사리고 있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 (2012~2021년) 간 대구경북의 폭염일수는 한해 평균 18.7일로 평년(15.2일) 대비 3.5일 늘었다.
최저기온이 25℃를 넘는 열대야 발생일수도 7.1일로 평년 대비 1.6일 증가했다. 6월 하순과 7월 상순의 평균 최고 기온은 각각 31.6℃, 32.8℃로 평년보다 각각 4.2℃, 4.9℃ 높았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며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는 '지속가능한 도시'가 미래사회의 도시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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