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재현장] 국민 여러분의 지지를 읍소합니다

김병훈 서울정치부 기자
김병훈 서울정치부 기자

김용판(대구 달서구병)·김영식(구미을)·강대식(대구 동구을)·윤두현(경산)·양금희(대구 북구갑)·김승수(대구 북구을)·박형수(영주영양봉화울진)·홍석준(대구 달서구갑)·구자근(구미갑)·김형동(안동예천)·정희용(고령성주칠곡)·김병욱(포항남울릉)·이인선(대구 수성구을)·임병헌(대구 중남구).

건제순으로 나열한 국민의힘 TK 초선 14명이다. 2004년 17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TK 초선 평균 생환율(52.9%)을 그대로 적용하면 이 중 7명만 재선 고지에 오른다. TK에서 '금배지'를 2연속으로 거머쥘 확률은 최저 36.3%(20대 총선)에서 최대 66.6%(19대 총선)다. 22대 총선까지 1년 8개월을 남겨둔 TK 의원들의 근황을 소개한다.

임기 초 새 정치와 혁신을 요구하던 초선들의 집단 성명이 어느샌가 뚝 끊겼다.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하고 구시대의 유물이 된 계파 정치를 단호히 거부하겠다"(2021년 4월 8일)는 성명에 이름을 올린 TK 초선 9명은 최근 이준석 당 대표 징계와 그에 따른 조기 전당대회 여부를 두고 불거진 친윤(친윤석열)과 비윤(비윤석열)의 갈등엔 입을 꾹 닫고 있다. TK 초선 12명이 참여한 "초선은 건강해야 한다. 초선은 초선다운 소신, 쓴소리, 용기를 보여줘야 한다"(2020년 6월 15일)는 성명이 무색해진 지 오래다.

대신 차기 공천권을 행사하는 당권 주자들에게 '얼굴 도장'을 찍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최근 안철수 의원의 정례 토론회와 김기현 의원의 공부 모임에 TK 초선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윤핵관'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을 만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의원들도 부지기수다. TK 초선들의 최대 관심사가 민생보다 공천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똑같이 TK 재선 평균 생환율에 따르면 김석기(경주)·류성걸(대구 동구갑)·김희국(군위의성청송영덕)·추경호(대구 달성)·이만희(영천청도)·김정재(포항북)·송언석(김천)·임이자(상주문경) 등 8명의 재선 그룹 가운데선 5명(64.1%)만 생환한다. 다만 총선별 생환율이 최저 33.3%(21대 총선)에서 최대 100%(18대 총선)에 이르는 탓에 생환자가 3명에 미치지 못할 수도, 전원이 될 수도 있다.

입법과 당직 활동에서 의정활동의 꽃을 피운다는 재선들이지만, 임기 반환점을 돈 일부 TK 재선의 경우 존재감이 초선만도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직을 둘러싼 의원 간 갈등과 지방선거 당시 '사천 파동' 등 각종 사건사고의 중심에는 항상 재선들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재선 4인방(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이 세대교체론을 주창하며 당권 도전에 과감히 뛰어든 것과 비교하면 이들의 행보는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5선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의원과 3선 윤재옥(대구 달서구을)·김상훈(대구 서구) 의원 등 중진들의 생환은 사실상 계산과 예측이 무의미하다. 당장 내일이 공천 발표일이면 안정권에 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게 냉정한 현실이다.

21대 총선을 사흘 앞두고 대구 지역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 12명 전원은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지난 25일부터 후반기를 시작한 TK 정치권이 초심을 잃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 일부를 가져온다.

"총선 직후부터 더 크고 더 근원적인 혁신에 매진하겠습니다. 저희들은 다시 한번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의 지지를 읍소합니다. 대한민국을 위해 도와주십시오."(2020년 4월 12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