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갈등 최고조…이상민 "경찰회의, 하나회 12·12쿠데타 준해" 홍준표 "간 큰 조직"

정부 초강경 대응 예고에도 경감, 경위급 전국현장팀장회의 예고 대치 국면
홍준표 대구시장 "어처구니 없다" 작심 발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최근 경찰서장 회의에 대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며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경찰국 추진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두고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며 작심하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둘러싸고 정부·여당과 경찰 조직 간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 및 참석자들에 대해 대기발령 등 징계 조치에 착수하자 이번엔 경감, 경위 등 중간, 초급 간부들이 집단 행동을 예고하고 나서는 등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등 정부와 여당은 초강경 대응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3일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 관한 행안부의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경찰국 신설의 배경과 취지를 왜곡하고 엉뚱하게 만들지도 않는 조직과 업무인 치안업무를 언급하면서 치안 현장을 총책임지고 있는 경찰서장인 총경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출근하던 길에서도 "경찰 총수인 경찰청장 직무대행자가 해산 명령을 내렸는데도 그걸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군으로 치면 각자 위수지역을 비워놓고 모임을 한 것으로, 거의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장관의 일침에도 경찰 조직과 정부의 갈등은 심화할 전망이다.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경찰대 14기)은 24일 경찰 내부망에 30일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경감, 경위급 전국현장팀장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팀장회의도 지난 23일 열렸던 전국경찰서장 회의와 마찬가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참석을 병행하기로 했다. 앞서 이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이 회의 주재를 빌미로 대기발령 조치를 받고 경찰 내부 반발이 확산했다.

김 경감은 "훌륭한 지휘관들을 잃게 되면 우리는 앞으로 자신의 이익에 눈먼 충견 지휘관들 밑에서 정권의 하수인이 될 것"이라며 "대기발령, 감찰 조사도 자청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0일 예고된 전국현장팀장회의에는 일선 지구대장과 파출소장도 참여하자는 제안이 25일 경찰 내부에서 나왔다. 경찰 직장협의회(직협)와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 지부 등은 이날부터 전국 주요 KTX 역사에서 경찰국에 반대하는 취지를 담은 대국민 홍보전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정권 초기 국회 기반이 허약한 정부라고 하지만 경찰까지 조직적인 반발을 한다면 이것을 어떻게 대응하나"며 경찰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홍 시장은 "검찰에 의한 통제도 벗어나고 모든 수사권을 장악하고 대통령실, 행안부 통제도 안 받겠다면 경찰 독립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냐"며 "참 간 큰 조직이 되어간다. 어처구니없는 일들만 벌어진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