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늘주산지 창녕 농민들 외국산 수입에 반발, 경매 중단사태 맞아

창녕 5개 농협과 합천군내 일부 농협 22일, 23일 경매 전면 중단, 25일에도 파행

국내 마늘 최대주산지인 경남 창녕농협 마늘공판장. 올해 첫 마늘경매가 시작된 지난 1일 김부영 창녕군수가 나와 시세를 파악하고 있다. 창녕군 제공
국내 마늘 최대주산지인 경남 창녕농협 마늘공판장. 올해 첫 마늘경매가 시작된 지난 1일 김부영 창녕군수가 나와 시세를 파악하고 있다. 창녕군 제공

정부가 저율관세할당(TRQ) 제도를 통해 외국산 마늘을 수입키로 결정하자 산지 농민들과 중도매인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마늘 경매가 중단되는 사태를 빚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신선통마늘 7천916t(톤), 깐마늘 1천700t 등 9천616t의 마늘 수입권을 공매한다고 밝혔다. 저율관세할당 제도는 마늘 수입권을 사려는 유통업체 가운데 높은 가격을 제시한 순으로 낙찰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국내 마늘 최대 주산지인 경남 창녕의 창녕농협 등 5개읍·면 농협과 합천군내 일부 농협에서는 22일, 23일 이틀 동안 경매절차가 전면 중단됐고, 25일에도 오전에 개시된 경매가 도중에 중단되는 등 파행이 거듭됐다.

이같은 산지 마늘생산 농민들의 강한 반발은 올해 생산된 마늘의 출하가 한창인 상황에서 외국산 마늘이 낮은 관세를 물고 들어오면 마늘재배 농민은 물론 농협과 유통상인 모두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지 농민들은 "올해 가뭄으로 마늘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줄었고, 경매가격 역시 점차 낮아지는 추세인데도 정부가 관세를 낮춰 외국산 마늘을 국내에 유통하려 한다"며 외국산 수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공판장을 운영하는 농협들은 중도매인이 손실을 볼 경우 외상대금 회수에 차질이 생길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중도매인 A(62) 씨는 "마늘 수입으로 중도매인이 손실을 입으면 농협의 대금 회수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농협이 손실을 보면 그 피해가 농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창녕농협 관계자는 "올해 마늘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15%가량 줄었고 비료·농약·멀칭비닐 등 농자재값과 인건비가 크게 올랐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가 물가안정이란 명목으로 수입에 나서는 처사는 합당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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