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반드시 유치하자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 발표로 전국 지자체가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는 10년간 반도체 인력을 15만 명 이상 양성하고 5년간 340조 원의 기업 투자를 이끌겠다는 '반도체 초강대국'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반도체 초강대국 전략에는 지방이 보이지 않아 우려된다. 경기 평택·용인 등만 포함됐다. 반도체 초강대국 전략이 수도권에만 집중된다면 수도권-비수도권 양극화는 더 심화된다. 정부 전략의 일정 부분을 지방에 할애해야 균형발전이 이뤄진다.

구미는 연관 산업 인프라와 입지 조건에서 다른 지자체를 압도하는 반도체 특화단지의 최적지다. 최근 반도체 관련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있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은 123곳에 이른다. 이들 기업 중 세계시장 점유율 1~3위를 차지하는 곳도 5곳 이상이다. 구미와 인접한 대구의 대학들은 내년에 반도체 전문대학원 및 대학 신설 등으로 인재 양성에 나선다.

정부가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 학과 정원 확대를 허용해 수도권 쏠림 가속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의 우수 인력이 수도권 대학과 기업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 지방에서 육성된 반도체 인력도 수도권으로 몰릴 것이 명백하다. 반도체 특화단지까지 수도권에 들어서면 인구 유출로 인한 지방 소멸은 가속화되고 지역균형발전은 요원하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인프라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수도권 편중이 심해지면 비수도권은 또 한 번 분노와 박탈감에 빠져들 것이다.

구미는 반드시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돼야 한다. 정부가 결단을 내린다면 국토균형발전과 반도체 산업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지방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 대구경북이 구미의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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