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경주문화엑스포 콘텐츠 빈약한 이유 납득하기 어렵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경주 시민이 원한다면 문화엑스포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문화엑스포에서 손 뗄 테니, 경주시가 맡아 운영하는 것은 어떠냐는 것이다. 논란은 경북도가 문화엑스포를 경북문화재단에 통합하는 산하 공공기관 구조개혁안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통합안이 나오자 경주시의회 등은 "경북도와 경주시가 절반씩 지분을 보유한 문화엑스포를 일방적으로 통합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반발했다. 이에 경북도가 문화엑스포를 경주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문화엑스포는 천년고도 경주를 대표하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국제행사로 정착시키고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기여하기 위하여 1996년 12월 설립된 법인이다. 1998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비롯한 국내 행사는 물론이고, 2006년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3년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년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개최했다. 하지만 새로운 콘텐츠나 스토리가 빈약해 국민적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평가를 오래전부터 받아왔다. 경영이 방만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화엑스포를 이대로 둘 수 없다는 경북도의 판단은 옳다. 그렇다고 기관 통합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 문화엑스포를 경북문화재단에 통합할 경우 기구와 사업이 더욱 축소되고 경주 문화를 알리는 힘이 약화되고, 인근 상권 침체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문화엑스포 운영권을 경주시에 넘기는 것 역시 대안은 아니라고 본다. 경북도 입장에서야 성과는 적고 예산은 많이 드는 사업을 정리할 수 있지만, 경주시와 문화엑스포 등은 더 위기로 몰리기 때문이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문화엑스포에 콘텐츠 개발비를 매년 각각 25억 원씩 지원하고 있다. 적은 액수가 아니다. 그럼에도 눈에 띄는 콘텐츠가 나오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문화엑스포 운영과 콘텐츠 개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떤 전환이 필요한지 면밀히 살펴 문화엑스포를 발전시키는 데 경북도와 경주시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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