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상민 "경찰서장 회의, 특정그룹이 주도"…경찰, 전국팀장회의 예고

이 행안부 장관 "하나회 12·12도 이렇게 출발 위법성 엄정 조사해 징계 조치"
警, 30일 경감·경위급 회의…정부와 갈등 최고조로 치달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정부·여당과 경찰 사이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 및 참석자들에 대한 대기 발령 등 징계 조치에 착수하자 경감, 경위 등 중간·초급 간부들은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정부와 여당은 초강경 대응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경찰국 신설 취지와 배경에 대한 오해와 왜곡이 누적돼 총경 회의란 초유의 사태까지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경찰청에서 위법성에 대해 엄정히 조사하고 그 후속 처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경찰서장 모임을 주도하는 특정 그룹이 있다"며 "하나회가 그렇게 출발했고, 12·12 같은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다"고도 했다. 또 "하나회가 12·12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 바로 이러한 시작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무장할 수 있는 조직이 상부 지시에 위반해서 임의로 모여 정부 시책을 반대하는 것은 심각한 사태"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도 '지휘권자의 해산명령을 위배한 건 명백한 불법행위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회의 주도 세력에 대해선 "언론 취재나 경찰 내부 감찰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의 경고에도 경찰 조직과 정부의 갈등은 심화할 전망이다.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경찰대 14기)은 24일 경찰 내부망에 오는 30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경감·경위급 전국 현장팀장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팀장 회의도 지난 23일 총경 회의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오프라인 참석을 병행하기로 했다. 김 경감은 "훌륭한 지휘관들을 잃게 되면 우리는 앞으로 자신의 이익에 눈먼 충견 지휘관들 밑에서 정권의 하수인이 될 것"이라며 "대기 발령, 감찰 조사도 자청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 내부에선 전국 현장팀장 회의에 일선 지구대장, 파출소장도 참여하자는 제안이 나온다. 경찰 직장협의회와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 지부 등은 25일 전국 주요 KTX 역사에서 경찰국에 반대하는 취지로 대국민 홍보전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정권 초기 국회 기반이 허약한 정부라고 하지만 경찰까지 조직적 반발을 한다면 이것을 어떻게 대응하나"라며 경찰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검찰에 의한 통제도 벗어나고, 모든 수사권을 장악하고 대통령실, 행안부 통제도 안 받겠다면 경찰독립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냐"며 "참 간 큰 조직이 되어간다. 어처구니없는 일들만 벌어진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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