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비 사업 적신호 市·道와 정치권 사즉생 각오로 나서라

기업은행 본사 대구 이전을 골자로 하는 중소기업은행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정무위원장에서 외교통일위원장으로 상임위를 옮기면서 해당 법안 통과가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윤 위원장이 정무위를 떠날 뿐만 아니라 후반기 정무위에 대구경북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어 법안이 무기한 계류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민선 8기 대구경북이 중점 추진해 온 다른 국비 사업들도 적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지난달 28일 기재부에 건의한 중점 국비 사업 20개 중 기재부 긍정 검토 사업은 340억 원 규모의 '대구형 반도체 팹(D-Fab) 구축' 사업 하나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압도적 지지로 윤석열 정부 출범에 기여했고, 대구 달성이 지역구인 추경호 국회의원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은 만큼 기대를 걸었던 대구경북으로서는 실망스러운 상황이다.

대구경북 50년 미래 신산업 육성 및 광역 교통망 구축 등은 국비 확보에 성패가 달렸다. 정부 예산안이 확정돼 국회에 제출되는 8월 말까지 소관 부처 및 기재부를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지역 국회의원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대응해야 한다. 장관이 지역 출신 의원이라고 하지만 국가 예산 전체를 다루는 기재부는 객관적으로 따질 수밖에 없다. 누구나 호소하는 국토균형발전 전략 외에 대구와 경북에 왜 그런 사업이 필요한지 치밀한 논리를 제공해야 한다.

기업은행 본사 대구 이전도 마찬가지다. 윤 의원이 정무위원장을 떠났다고 망연자실해 있을 수는 없다. 새로 국회 정무위원장을 맡은 백혜련 민주당 의원에게 그간의 추진 과정을 설명하고,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해야 한다. 예산은 부족하고, 달라는 지자체는 많다. 필사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누가 더 치밀하게 전략을 짜고, 논리를 만들어, 절실하게 호소하느냐에 따라 해당 지역의 미래가 바뀐다. 대구시와 경북도, 지역 정치권은 필사즉생(必死則生)의 각오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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