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실버존 제대로 보완·관리해 노인 교통사고 줄이자

노인보호구역(실버존)은 안전 조치가 강화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과 달리 단속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 실버존은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가 증가하자 지난 2008년부터 지정해 운영해 오고 있다. 실버존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많다.

지난 3년간 대구에서 발생한 65세 이상 노인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천363건으로, 775건인 12세 이하 어린이 교통사고보다 약 3배 많다. 대구에 지정된 실버존은 수성구 20곳, 동구 10곳, 북구 7곳 등 모두 59곳에 불과하다. 752곳인 스쿨존과 비교하면 약 7.8%에 그치는 수준이다. 노인들은 인지능력과 운동신경이 저하되면서 교통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인 교통사고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 사회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지만 노인 교통정책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실질적인 노인보호 정책도 현실에 발맞춰야 한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앞으로 노인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노인 안전망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다. 운전자들이 스쿨존과 함께 실버존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해 배려하는 분위기 조성이 급하다.

노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교통사고는 무조건 막아야 한다. 실버존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노인들이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실버존 운영 실태를 면밀히 점검해 필요하다면 정부와 지자체는 실버존을 확충해야 한다. 실버존은 주로 노인복지시설 주변에 한정됐다. 노인들이 자주 찾고 사고도 많이 나는 전통시장이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장이나 역·터미널 주변 등 노인 통행이 많은 곳도 실버존으로 확대 지정해야 한다. 실버존 지정과 함께 노인 교통사고를 막을 안전시설의 보완·관리도 필요하다. 노인 교통사고를 줄이면 전체 교통사고도 줄어든다. 노인 교통사고를 철저히 분석해 사고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노인들에 대한 맞춤형 교통안전 교육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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