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동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기말고사 '답안지 유출' 사건으로 입건된 고등학생들이 앞선 중간고사에서도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교무실에 들어가 출제 교사 노트북 여러 대에 악성 코드를 심어 시험 답안을 빼낸 혐의(업무방해·건조물침입 등)를 받는 광주 대동고등학교 2학년생 A·B군의 추가 범행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올해 4월 중순부터 6월 말 사이 밤 시간대 광주 서구 대동고 2·4층 교무실에 여러 차례 침입해, 과목별 출제 교사 노트북 여러 대에서 중간·기말고사 시험지 등을 빼내 성적 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B군 등이 당초 알려진 기말고사 외에도 1학기 중간고사에서도 비슷한 범행을 한 정황을 확인했다.
학교 측의 최초 신고 내용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치러진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4과목(수학·지구과학·한국사·생명과학)이었으나, 총 9과목의 답안을 빼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노트북 화면을 일정 시간마다 이미지 파일로 수시 저장하는 '악성 코드'가 담긴 USB 저장장치를 교사의 노트북에 설치, 문항 정보표(정답·배점) 등을 빼돌렸다.
3, 4일이 지난 뒤 교무실에 다시 침입해 교사의 노트북에 화면 이미지 저장 파일 형태로 남아있던 문항 정보표, 시험지 등을 다시 휴대용 저장장치에 담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중간고사 출제 기간 중 시험 답안을 빼낸 뒤에는 악성 코드를 지웠다가, 기말고사 직전 또 다시 침입해 재차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교사 업무용 노트북에는 총 2차례에 걸친 보안 비밀번호 입력 절차가 있었다. 하지만 컴퓨터 IT기술을 잘 다뤘던 B군이 노트북 1대 당 접속 보안을 무력화하고 악성코드를 설치하는 데는 20분 남짓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경찰에 "평소 성적 향상에 대한 부담과 욕심이 컸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싶었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교무실 안팎 폐쇄회로(CC)TV 영상이 없어 학교 측은 침입 사실을 경찰 수사 전까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컴퓨터를 잘 다룰 줄 아는 B군이 악성 코드를 직접 변형해 만들고 노트북 접속 보안을 무력화한 것으로 보인다"며 "2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과목 중 영어를 제외한 각기 7개 과목 답안을 빼내 부정 응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 대동고는 조만간 학생 생활 규정에 따라 생활교육위원회를 열어 해당 학생들에 대한 퇴학, 전학 등 징계를 결정한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범죄행위가 심각해 퇴학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며 "해당 학생이 학교 징계에 불복해 시 교육청에 재심을 청구하는 절차가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퇴학이 결정되면 해당 학생들은 최종 학력이 중졸이 되고, 대학에 진학하려면 고졸 검정고시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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