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됐던 집권당이 연일 '헛발질'만 거듭하자 여당 쇄신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지부진한 국정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시급한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여권 전반의 심기일전이 필요한데 그 핵심이 국민의힘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라는 지적이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으로 대표되는 당내 신주류에 대한 읍참마속(泣斬馬謖)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발(發) '실정'이 이어질 경우 여권 내부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분위기를 다잡자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전날 불거진 문자 논란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권 대행은 전날에도 논란에 휩싸인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제 부주의로 사적 대화 내용이 노출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사과했다.
새 정부에 대한 국정지지도 하락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나온 악재라 여권으로선 더욱 속이 쓰린 상황이다. 당내에선 차주 국정지지도 20%대를 각오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 대표대행은 일주일 전(20일)에도 자신을 둘러싼 사적 채용 논란과 관련해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고 용서를 빌었다.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직무대행으로 추인 받은 지 보름 만에 두 차례나 망신을 자초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집권당 대표가 중앙당 윤리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윤핵관 쌍두마차'로 불리는 권성동 대표대행과 장제원 국회의원 간 권력투쟁 의혹이 체 가시기도 전 '당 대표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면서 여당은 말 그대로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이날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권 대표대행을 향해 '언제까지 사고만 칠 거냐', '본인의 개인적인 잘못이라 했으니 입으로만 떠들지 말고 사퇴하라', '실수 연발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도움이 안 되고 해만 된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여당이 벼랑 끝으로 몰리자 정치권에서도 쓴 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위기해결 능력이 없다. 무슨 놈의 집권당이 이렇느냐!"고 일갈하면서 "당분간 국민의힘이 조용하지 않을 것이다. 권 대행 체제를 정상적인 체제로 바꾸자고 하는 요구사항이 점점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 20일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역시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시·경북도 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보면 아마추어 정부 아닌가! 우리가 천신만고 끝에 정권교체를 했는데 지금 제2의 박근혜 사태를 만들면 되겠나. 그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여당이 새 정부의 짐이 되는 상황이 잇따르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고가 터질 때 마다 사후약방문식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여당의 체질을 확실하게 개선해 새 정부를 성공시켜야 다음 총선도 기약할 수 있다"며 "호가호위에 골몰하고 있는 대통령 측근들을 서둘러 정리하고 당 지도부도 새롭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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