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참사’ 일본에 0대3 패배…1년 4개월 전 악몽 또 나왔다

후반전에 내리 3골 헌납…슈팅 부재 속 완패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한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권경원 등 선수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한일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침몰했다. 실력과 투지 무엇 하나 일본에 비해 나은 점이 없었다.

한국 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0대3으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는 지난해 3월 열린 한일전 0대3 패배를 겪은 '요코하마 참사' 이후 1년 4개월 만의 '리벤지 매치'였지만, '숙적' 일본에 고전하며 당시의 악몽을 다시 만나게 됐다.

홈팀인 일본은 경기 초반부터 분위기를 잡았다. 전반 20초 만에 마치노 슈토가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기선을 잡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한국은 골키퍼부터 중앙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거치는 '후방 빌드업'을 통해 경기를 풀어가려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일본의 강한 압박에 정신을 못 차리며 위협적인 기회를 내주기까지 했다. 일본은 전반 19분 소마 유키가 한국의 실수를 틈타 슈팅, 골대를 맞추며 한국을 위협했다.

전반 34분 소마의 코너킥이 그대로 골문으로 향하는 것을 조현우(울산)가 간신히 쳐냈고, 흘러나온 공을 미즈누마 고타가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조현우가 재차 막아냈다.

한국은 스피드를 살려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전반전 동안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전반전 내내 끌려다닌 한국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후반 4분 측면에서 올라온 일본 후지타의 크로스를 한국의 수비가 저지하지 못했고 이를 소마 유키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분위기를 탄 일본은 파상공세를 펼치며 한국을 제압했다.

후반 18분엔 수비수 사사키 쇼가 코너킥 상황에서 골문 앞으로 연결한 볼을 헤딩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추가 득점을 올렸다.

이어 후반 27분엔 공격수 마치노 슈토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골대 정면 아래를 향해 왼발 골을 터뜨렸다.

비기기만 했어도 대회 4연패를 달성할 수 있었던 한국은 2승 1패로 2위를 기록했다. 반면 개최국인 일본은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A매치 기간이 아니어서 해외파 주축 선수들을 소집할 수 없었던 터라 한국은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중심으로 팀을 꾸려 이번 동아시안컵에 나섰다.

사정이 다를 바 없는 일본은 전원 자국 프로축구(J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