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대응은 매우 신속하면서 강경했다. 특히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때에 발동한 '무기대여법'까지 재개하면서 우크라이나 군수 지원에 적극적이다. 이는 '속전속결'로 끝날 것 같았던 전쟁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치밀한 계획 하에 애초 쉽사리 이룰 것 같았던 러시아의 야심도 큰 벽에 부딪혔고 전쟁은 장기화되는 흐름이다. 하지만 전쟁의 장기화는 세계적인 고인플레이션과 공급난 등을 야기하면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경제적 타격을 감수하고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는 미국의 속내는 무엇일까. 러시아의 '신(新) 서진 정책'을 막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중국에 있다. 중국은 과거부터 대만을 침략하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 때문에 대만은 '동아시아의 화약고'로 불린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이번 전쟁을 하나의 선례로 삼기 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칫 러시아가 쉽사리 승전한다면 중국도 대만 침공이라는 '모험수'를 의외로 쉽게 결정할 수 있다고 미국은 판단한다. 그렇기에 이번 전쟁은 신(新)냉전으로 불리는 지금의 세계 정세에서 하나의 큰 '나침반' 역할을 한다.
이 책은 대만해협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력 충돌이 발생해 남북한이 그 충돌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상황을 전제한다. 남한과 북한이 각각 미국과 중국의 동맹의 체인에 엮여 있어 그런 상황을 '물건너 불구경'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지극히 위험하지만 발생 가능성이 있는 이런 시나리오에 대해 우리가 철저하게 분석하고 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부에서는 성균중국연구소의 장영희 박사가 중국과 대만 양안 관계 현황 및 충돌 가능성, 양국의 군사력 현황 등에 대해 설명한다. 2부에서는 도쿄 특파원을 지낸 바 있는 한겨레신문사의 길윤형 국제부장이 대만해협을 둘러싼 일본 내 인식, 미일 동맹의 진화 과정, 일본의 대응 움직임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3, 4부에서는 군사 안보 전문가인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가 대만해협에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남북한이 동맹의 체인에 연루될 위험과 그에 따르는 딜레마, 그리고 남북한 앞에 놓인 선택의 문제를 다룬다.
'대만해협 문제'는 우리를 딜레마에 빠뜨린다. 한미 동맹을 강화할수록 대만해협에서의 미중 무력 충돌 시 그에 연루될 가능성은 높아지는 반면, 연루 위험을 피하고자 한미 동맹을 완화할 경우 북한의 무력공격에 대한 안보 공백이 커진다.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서의 미중의 패권 경쟁은 남한과 북한을 '대리 군비경쟁'으로 몰아넣는 또 다른 딜레마에도 빠뜨린다.
이 책은 우리가 지나치게 남북한의 직접적인 충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대만해협이 자칫 새로운 전쟁의 불씨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와 시민사회가 지혜를 모으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51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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