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치안감 인사 번복' 두고 정부 "이래서 경찰국 필요" 민주 "尹정부 블랙코미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자료사진.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자료사진. 연합뉴스

지난 6월 21일 경찰 치안감 인사 발표 2시간 후 인사 내용이 번복된 일명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를 두고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

이 사태는 6월 21일 당시 오후 7시 14분쯤 유재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사이버수사국장을 국수본 수사국장으로 내정하는 보직인사가 발표됐지만 2시간 후인 같은날 오후 9시 16분쯤 국수본 수사국장 내정자를 윤승영 충남경찰청 자치경찰부장으로 수정하는 등 명단을 수정해 발표한 것을 가리킨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중대한 국기문란"이라며 공개적으로 경찰에 책임을 물었고, 이게 6일 후인 6월 27일 당시 김창룡 경찰청장의 사의 표명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 사태와 관련, 오늘인 30일 경찰청은 지난 11일 국무조정실로부터 해당 치안정책관 및 총경 2명 관련 조사 결과를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해당 조사 결과에 대해 "인사안 혼선은 행안부 장관 지시를 받은 치안정책관이 최종안 확인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됐음이 확인됐다. 경찰청의 인사, 홍보 기능도 언론의 혼란 상황에서 내부 협의를 성실히 하지 않은 과오가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청 측은 내부 검토를 거쳐 해당 치안정책관을 경징계 의견으로 국무총리 산하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에 회부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가 징계 정도를 정하면 경찰청이 대상자에 대한 인사 조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다만 총경 2명의 과오에 대해서는 비교적 경미하다고 판단, 직권경고 처분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30일 오후 울산경찰청을 방문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30일 오후 울산경찰청을 방문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이날 행정안전부는 관련 입장문을 발표, 경찰국 신설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행안부는 "경찰청 인사 혼선은 그간 행안부 내에 행안부 장관의 경찰 고위직 인사제청을 지원하는 조직과 인력이 없어 장관의 인사제청안을 행안부가 아닌 경찰청에서 기안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런 이유로 행안부 내 공식적이고 대외적으로 공개된 경찰 관련 조직, 즉 경찰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 길들이기 취지로 인사 번복에 개입한 의혹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 "이상민 장관은 경찰 인사에 대해 경찰청에서 파견된 경무관(치안정책관)으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서로 상의한 적이 없고, 해당 경무관에게 인사안을 전달한 사실도 없다. 당시 경찰청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행안부 장관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 6월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사의를 표명하며 인사하고 있다. 김 청장의 사의 표명은 행정안전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경찰 통제 권고안에 대한 조직 내부 반발, 치안감 인사 번복을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의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 6월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사의를 표명하며 인사하고 있다. 김 청장의 사의 표명은 행정안전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경찰 통제 권고안에 대한 조직 내부 반발, 치안감 인사 번복을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의 '국기문란' 질책 등에 책임을 진다는 차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같은날 논평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해당 사태를 두고 '국기문란'이라고 했던 것을 소환해 지적했다.

조승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를 두고 "'단순 실수'로 결론 났다고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해서 '중대한 국기문란'이라고 질타하자 김창룡 경찰청장이 옷을 벗은 사건의 실체가 단순 실수라니 허탈하다.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무작정 경찰을 국기문란으로 몰아붙인 것인가, 아니면 허위보고에 대통령이 속은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사실 확인도 없이 경찰의 잘못으로 단정했다면, 경찰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불편함과 불신이 원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경찰을 장악하고 짓밟아야 할 대상으로만 여기는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선이 부른 블랙코미디"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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