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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민주당' TK로 동진하나…취약지역 비례대표 배정 의무화 약속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이재명 의원이 31일 오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이재명 의원이 31일 오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시민토크쇼 만남 그리고 희망'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유력 당권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자체 발의를 검토하고 나선 데 이어 대구경북(TK) 몫 국회의원 비례대표 의무 배정을 약속하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에서 TK 홀대가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의원은 3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시민 토크쇼 '만남, 그리고 희망'에서 "대구경북에서 민주당을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냐.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며 "취약지역은 중앙당이 재정 등을 지원하고 지역위원장이나 오래 고생한 분들은 비례의원 국회의원에 배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30일)에도 고향인 경북 안동의 수산물도매시장에서 '위기를 기회로'라는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고 "취약지역에서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노력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국회의원 비례(대표) 의석을 의무 배정해야 한다"며 "오랜 시절 고생하신 분들에게 더 도약할 수 있는 꿈이라도 제가 만들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오는 2024년 22대 총선 공천권을 갖는 당 대표에 오른다면, 비례대표 선거에서 TK 등 취약지역 몫을 의무적으로 배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아울러 공천 대상을 험지 개척을 위해 헌신한 풀뿌리 후보들로 한정하면서 '낙하산 공천'은 지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이재명 의원이 31일 오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이재명 의원이 31일 오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시민토크쇼 만남 그리고 희망'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TK는 강원 동부권, 경남 서부권, 충청 동·서부권, 서울 강남권, 경기 북부권과 함께 진보 진영의 전통적인 취약지대로 분류된다. 다만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는 권역 전체가 보수 진영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탓에 '진보 진영의 무덤'으로까지 인식되는 실정이다.

특히 소선거구제(하나의 선거구에서 1명의 대표자를 선출)로 치러지는 총선의 경우 TK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이에 민주당은 총선 때마다 비례대표를 통해 취약지역 몫을 배정하고 있지만, TK에 대한 배려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TK 비례대표 몫으로 홍의락 전 의원이 20번을 배정받아 당선된 이후 현재까지 공식적인 TK 비례대표는 전무하다. 20대 총선에서 6번을 배정받아 당선된 김현권 전 의원은 TK 몫이 아닌 농민 대표였고, 21대 총선에서 TK 몫으로 9번을 받아낸 정종숙 전 대구시당 여성위원장은 더불어시민당 창당 과정에서 19번으로 밀렸다.

지역 정치권에선 이 의원의 약속에 무척 고무된 모습이다. 전국 정당화를 강조하고 있는 이 의원이 자신의 고향이자 보수의 심장인 TK를 공략하기 위해 취약지역에 대한 비례대표 의무 배정을 전에 없는 수준으로 밀어 붙일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의원이 별도의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발의를 검토하고 있는데 이어 TK 등 취약지역에 대한 비례대표 의무 배정까지 약속하고 나선 것은 '이재명의 민주당'이 TK로 동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니겠느냐"며 "다만 현재 대구시당과 경북도당 위원장 선거 국면에서 국회의원 비례대표 배정이 이슈가 될 경우 선거가 혼탁해질 가능성이 있어 현재 후보들은 차기 총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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